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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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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 & moments87

TV 보기 좋은 날: 흐리기만 하면 될까 [TV 보기 좋은 날: 흐리기만 하면 될까] 아주 오랜만에 TV를 본다. 우리 정여사를 하늘나라로 보낸 후에 TV를 틀지 않았었다. 2개월 2주간 고요가 좋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출근하기 전까지의 고요가 좋았다. 퇴근 후에 집에 와서도 그 고요 속에 머물렀다. 어제는 비가 오다가 흐렸다. 이렇게 흐린 날은 TV화면 보기가 좀 편하다. 정여사의 아들이 엄청나게 큰 화면의 TV를 선물했는데, 그것을 이제 내가 즐기게 되었다. 원래 모든 여행을 마치면, 그래서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으면 캠으로 찍은 동영상을 한 벽 가득한 화면으로 볼 계획은 가지고 있었다. 스크린이라도 설치할 기세였던... 흐려서 티비를 켠다. 지난 한 해는 마음이 참 힘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TV를 보는 마음이 이렇게 평화롭지가 않.. 2024. 1. 21.
여명의 시간도 아름답구나 [여명의 시간도 아름답구나] 연달아 두 주를 꼭두새벽에 길을 떠났다가 오늘은 여명의 시간에 떠나 보니 이 또한 평온함을 준다.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이랄까. 선 라이즈도 아니고 선셋도 아닌데 쌀쌀하면서 차분하게 저 건물너머 새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지구인의 눈으로 그렇다. 태양에게도 절대로 새로 시작되는 하루가 아닐 터이다. 차 창은 새벽의 기운을 머금고 있다. 뿌옇다. 태양이 오르면 햇살이 깡그리 없애 버리고 맑은 창으로 바깥 풍경을 보게 할 것이다. 여명의 시간. 혼돈의 시간. 설레는 시간. 오늘 하루도 이렇게 설레다 일정대로 잘 돌아다녀야겠다. 우리 정여사가 주고 간 선물을 알뜰하게 단디 사용하는 마음으로. 2024. 1. 13.
고요를 만나다 바람 1점 없다. 하늘의 구름도 짐작할 수 없다. 수반은 적막하다. 자기 위에 놓인 세상을 거울처럼 보여 줄 뿐이다. 이 돌에 앉아 하염없이 앉아 따스할 봄을 기다린다. 그때까지 나를 이 고요 속에 두고 싶다. 2024. 1. 9.
격세지감: 좌우 색이 다른 머리핀 [격세지감:좌우 색이 다른 머리핀]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서 꼬맹이 둘과 엄마를 만났다. 유치원 가는 길인 모양이다. 작은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연신 나를 보며 웃는다. 나도 인사를 한다. 큰 아이는 유치원이라는 외출을 하는 중이라 제법 잘 단장을 했다. 어른인 내가 키가 크다 보니 그 아이의 정수리를 볼 수 있다. 앞머리는 잘라서 내리고, 정수리 머리는 양갈래로 묶고, 뒤 아랫머리는 한 갈래로 만났다. 정수리에 왼쪽은 분홍색 리본핀으로 오른쪽은 파란색 리본핀을 꽂았다. 물론 아래는 또 다른 색. 문득 옛 생각이 났다. 그 시절엔 머리핀을 이렇게 꽂으면 짝이 맞지 않다고 놀림을 받았다. 좌우 균형이 맞아야 하고, 쌍이면 같은 모양에 같은 색이어야 하고, 양말의 색이 조금만 달라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했다... 2024. 1. 9.
가구 배치: 식탁만 옮겼을 뿐인데 작은 행복이 [가구 배치: 식탁만 옮겼을 뿐인데 작은 행복이] 3년 전 이사한 집의 구조로는 식탁은 키친 가까운 벽에 놓아두면 이상적인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생각은 많았지만 평범하게 그 구조를 따랐다. 식탁에 앉아서 거실 창문을 바라보면 고층 아파트 너머의 산의 숲이 눈에 들어온다. 3년을 살았지만 펜션에 여행 온 기분은 여전하다. 어쩌면 3년 동안 펜션을 즐길 여유를 잃었다면 그 이유는 나 자신 때문일 것이었다. 집과 산과 식탁과 창은 늘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까. 72인치의 TV 화면에 사람 얼굴이 클로즈업되면 마치 눈 앞에 두고 대화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 식탁에서 밥을 먹고자 하면 마치 밥도 같이 먹고 있는 느낌을 준다. 때로는 그 화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영상물도 있다. 화면 크.. 2023. 7. 2.
담도 투명?한 게 좋아라 [담도 투명한 게 좋아라] 자주 가는 공원엔 이런 담이 있다. 집을 가두는 그런 담이 아니라 이곳과 저곳의 하는 일이 다르다는 것을 밝히는 그런 담이다. 좀 조심하라는 뜻으로도 놓여 있고, 때로는 안전상의 이유로 낮게 담을 놓아두었다. 이런 담의 형식이 좋다. 무엇으로 만든 지가 훤히 보이고, 그 사이사이로 바람도 통하고 비도 통한다, 그래서 넓은 공간에서의 거센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는다. 사람도 전부일 수는 없지만 적절한 보통의 인간관계 정도에서는 대충 이렇게 투명한 느낌을 주는 사람에게 더 정이 간다. 그래서 자신을 둘러보면서 어떤 담을 쌓고 있는지 생각해 보다.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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