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 moments122 코스모스가 알려 주는 계절 갈 가로 코스모스가 줄을 서서 반긴다. 제법 바람이 차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무겁게 구름을 안고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비 맞을 각오로 튼튼한 우산을 챙겼다. 멀리까지 뻗은 저 길로 아주 오랫동안 걷고 싶었다. 가을을 품은 길을 오래오래 걷고 싶었다. 걸었다.어제 비가 무섭게 내렸다 소나기 같은데 소나기가 아닌. 비가 쓸고 간 길엔 물결 흔적이 남았다.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2024. 10. 20. 슬픔이 차올라: 인간이 처한 상황 [슬픔이 차올라: 인간 처한 상황] 인간이 평등하다는 건 아름다운 미신이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점 외에는 평등하지 않다. 이 글을 읽는데 눈물이 났다.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믿고서 평등하려고 노력한 그 수많은 날들. 평등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불편함들을 소화하느라 꾸역꾸역 벅차게 애쓴 날들의 노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다. 인간이라는 사실만 평등하다. 재능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특별함이 있다. 각자 자신만의 분야에서 특별하다. 그 특별함과 개성을 평등 속에 구겨 넣느라 얼마나 버거웠던가. 인간의 존엄성이 붕괴되는 것에만 분노하기로 하자. 2024. 10. 11. 매미소리가 가고 새소리가 왔다:자연스러운 삶 [매미소리가 기고 새소리가 왔다: 자연스러운 삶] 매미소리가 가고 새소리가 왔다. 정말 그랬을까. 정말 그러하다. 여름엔 열린 창으로 매미소리가 온 세상을 덮었다. 거실창이나 침실 창을 열면 바로 보이는 숲에서 매미는 그렇게 치열하게 자신의 생존을 울음으로 알렸다. 에어컨 때문에 이중창이 닫히면 세상 고요하지만 창을 알면 매미의 세상이 있었다. 오늘은 새소리가 약하고 적지만 에어컨이 꺼지는 날부터 열린 창은, 새소리로 아침마다 깨움을 준다. 매미소리는 가고 새소리가 아침을 열어준다. 매미가 치열하게 생존하던 그 여름엔 새소리가 없었을까? 있었을 것이다. 내 귀가 그 새소리를 왜 안 들었을까?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매미소리가 그 새소리를 완전히 삼키고 말았을 상황. 새는 노래를 했을 것이고 나위 귀는 .. 2024. 10. 5. 빈 고추장 통, 넉넉한 품 [빈 고추장 통, 넉넉한 품] 먹다 보니 끝을 보이는 고추장 통. 고추장을 손수 사 본 적은 한 번 있다. 유학 갈 때. 고추장 500그램짜리 1 통과 된장 500그램 1통을 샀었다. 유학 간 나라의 기숙사 냉장고에 오래 보관되어 있었다. 결국 다 먹지 않았던 것 같다. 먹을 게 많으니까. 기껏 우리나라 음식 종류를 물을 때 이런 종류가 있다는 샘플로 주로 사용을 했던 기억만 있고, 그 최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 정여사와 나는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여 김치 외에 땡고추나 매운 음식류를 즐기지 못했다. 그러니 된장은 담가 먹어도 고추장은 언젠가부터, 먹을 사람이 타지로 떠나자 생산 중단되었다(집에서 안 담근다는 의미). 그런데, 친구가 고추장을 담갔다고 1통을 준다. 아마도 500 내지 600그램.. 2024. 10. 1. 여름이 가고 나의 계절이 왔다 [여름이 가고 나의 계절이 왔다] 에어컨을 잘 켜는 사람이 아님에도 7월 20일부터 시작된 열대야는 생존을 위해서, 스위치 온 했다. 8월 15일 쯤이면 열대야 정도는 가실 줄 알았으나 9월 추석을 지날 때까지 25도 이상을 상회했다. 에어컨은 추석의 장대비가 이틀 온 후에야 스위치 오프. 7월 20일부터 9월 20일. 약 두 달간의 열대기후 속에서 건물이 뿜어내는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열바람은 적어도 우리나라를 더 달구었다. 분노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당황했다. 누구를 향한 분노란 말인가? 실체가 없는 대상이라 더 분노했다. 여름은 왜 이렇게 더 덥고 더 열대야가 길어야 했단 말인가? 자연을 대상으로 분노하면, 이런 어리석음이.... 그러나 진실로 나를 분노케 한 여름이었다. 하루아침에 가을로 기온을 .. 2024. 9. 24. 어떻게 하루 종일 책을 보고 있나 그래 [어떻게 하루 종일 책을 보고 있나 그래] 연차의 원래 목적이 그랬기 때문에. 읽기로, 마무리하기로 한 책이 있었기 때문에. 일기 예보엔 있었지만 나의 예정엔 없었던, 비바람으로 걷기 운동을 못 갔기 때문에. 하루 종일 책을 보고 있다. 읽다가 너무 지겨워서 이제는 보고 있다. 다 보아 간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인간적으로 어떻게 하루 종일 책을 보고 있단 말인가. 학창 시절에 이토록 열심히 했으면 박사 되지 않았겠나...라고 사람들은 말하겠지. 그런데... 박사 맞다. 이래도 저래도 코너에 몰리는 하루다. 2024. 9. 20. 이전 1 2 3 4 5 6 ··· 2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