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 moments118 바람이 보이는 곳: 간접증거를 보는 즐거움 [바람이 보이는 곳: 간접증거를 보는 즐거움] 걸을 때는 바닥보다는 하늘을 보려고 한다. 시선도 멀리 두려고 한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보고 앉아 있으니 이 시간에라도 멀리 보야야 눈도 거리의 다양함에 노출되고 나름 다른 운동을 하지 않겠는가. 시력보호의 활용도 측면도 고려하여. 무엇보다도 하늘을 본다는 것은 즐겁지 않은가. 매일 변하는 빛깔. 매일 다른 구름의 모양. 무엇보다도 희한하게도 하늘을 보면서 걸으면 바람의 느껌이 피부에 더 잘 느껴진다. 눈이라는 감각기관으로 들어가는 자극이 단순해져서 오히려 뇌가 바람에 더 민감할 여유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도 하면서. 그러다가 바람우 너무 기분 좋게 느껴지는 날. 눈감고 잠시 멈추어 서서 바람을 느껴본다. 그리고 눈을 뜨면 우 바람에 떨어진 낙엽들의 .. 2021. 12. 19. [SNAP] 머그잔보다 사랑스러운 그녀 [SNAP][머그잔보다 사랑스러운 그녀] 그냥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예쁜 사람이 있다. 올해 뜻깊은 생일을 맞는 동기에게 선물을 전해 달라고 한다. 단풍과 더불어 가을 정취를 듬뿍 느끼고, 동시에 단체 카톡방에서 없는 시간 쪼개어 한 줄씩 나누던 우정을 모여서 수다로 나눌 장을 열어 준 동기에게도 선물을 전해 달란다. 아마추어들이 구운 머그잔 세트이다. 부부잔. 작품으로 만들려 하였으나 초보들의 결과물이라 맛깔나진 않다고 한다. 고등학생들이 만든 거라서 샀단다. 격려 차원에서. 자신이 모임에 갈 수 없으니 전해달라고 해서 먼저 허락도 없이 그 모양을 음미해본다. 흙과 유약이 양질의 것이라 했다. 모양이 아니라 그 질을 봐 달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모양도 좋다. 잘 전해주어야 한다. 이런 것을.. 2021. 10. 23. 한글 할 줄 아세요: 방탄소년단이 한글날에 더 고마운 이유 [한글 할 줄 아세요: 방탄소년단이 한글날에 더 고마운 이유] 방탄소년단은 k-pop의 세계 진출을 견인하고 한류의 세계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아미에 가입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으로 응원은 했다. 그들의 노래가 미국을 휩쓸 때도 김연아 때처럼 흥분한 마음도 있었다. 한글날을 맞이 한 날 아침에 방송을 여니 방탄소년단이 나온다. 그들이 왜 나왔는지도 알아보지 않았다. 무슨 프로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글 관련 인 듯하다. 한글 사랑에 관한 이야기겠거니 하고 볼 일을 본다. 그러다 문득 서두에 적었듯이 방탄소년단이 케이팝을 포함하여 한류 문화의 보급뿐만 아니라 한글의 세계적인 보급에 영향을 미친 사실이 떠올랐다. 우리가 미국 팝송에 열중하고 열광하던 시절에 팝송 가사의 의미를 .. 2021. 10. 9. 동행. 백년해로가 부럽다. [동행. 백년해로가 부럽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서 숨을 멈추니 앞에서 누가 길을 막고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이다. 비는 온다고 해서 우산은 들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즈음이다. 나도 우산을 켠다. 앞에 동행하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마도 백년해로 중에서 한 5-60년을 진행하고 있는 분들이 아닐까 싶다. 멈추어서 뭘 하고 계신가 보니, 지팡이에 비닐봉지를 매달고 계신다. 지팡이는 할머니의 것이고, 장을 본 비닐이 3개이다. 무거운 것 2개는 할아버지가 들고, 가벼운 요구르트 비닐은 할머니가 들었나 보다. 걸을 만했는데 비가 오니 우산을 들어야 해서 갑자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힘이 약한 할머니가 지팡이와 쇼핑 비닐을 한 손에 들 수가 없는 것이다. .. 2021. 9. 17. [SNAP] 비 갠 후의 햇빛을 담고 싶었다 [비 갠 후의 햇빛을 담고 싶었다] 햇빛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비가 한바탕 내린 후 출근길에 만난 아침햇살을 나 혼자 누리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오른쪽 건물 사이로 해가 등장해서 햇빛을 쏟아내고 있다. 그 찬란함이 황홀한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카메라를 급히 꺼내어 사진을 찍어 보지만 이 황홀한 느낌을 당신에게 전할 수가 없다. 저 나무의 잎은 한 나무에서 나왔다. 빛을 받은 부분의 그 밝음으로 햇빛을 상상하여야 한다. 아! 안타깝다. 카메라는 왜 성능이 이 정도인가. 그래서 예술가가 필요한 모양이다. 자연을 이런 기계로 다 담을 수 없으니, 상상으로 혹은 연상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치가 든 예술 작품을 생산하지 않는가. 이 찰나적인 햇빛을 잡아 낸 사람들이 인상주의 예술가들이 아.. 2021. 9. 16. 1500원의 행복이라니!!! 세상 참 쉽다 [1500원의 행복이라니!!!세상 참 쉽다 ] 행복을 찾아 헤매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찾으면 고맙고 영원히 찾아다니기도 한다. 전설도 원래는 집을 떠나 싸돌아 다니면서 음미하길 좋아하는 사람이건만 시절(코로나19 우위의 시대)이 하수상하니 다람쥐 쳇바퀴 안에서 구해야 한다. 토요일 오후. 우리 정여사의 점심을 챙겨드리고, 집안 정리를 마친 다음에 이 작은 카페에 나와 더운 여름에 입 안 가득히 담겨오는 아메리카노 1잔을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글을 남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1500원. 커피값이 이렇게 하향 고정되어 더 행복하다. 좌석 몇 개 없는, 더구나 지금은 한 테이블씩 건너 뛰니 평균 3명이다. 이 가격에 이 정도의 맛과 향기에, 글을 조용히 적을 수 있을 정도의 조용함과 소란스러움. 글도.. 2021. 8. 28.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