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를 어쩌나 : 마시는 것만 아니라면 참 좋은 콜라]
식단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로 조정을 하다 보니 달달한 탄산음료를 마실 일이 없다. 피자에 톡 쏘는 콜라맛을 결코 잊지 못하지만, 피자 속에도 탄수화물이 많아서 피자를 잘 먹지도 않으니 또 콜라를 만날 일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치킨을 주문하였더니 콜라가 함께 배달이 되었다. 소스나 무는 너무 단맛이 강하여, 가져오지 말라고 하였으나 콜라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조카들이 먹든가 회사로 가져가든가, 뭔가 활용할 길이 있겠지 싶어서 그냥 받았다.
그런데 생각 없이 받아 두었다가 어느 날 정리를 하려고 하니, 김이 빠진 콜라가 된 것이 아니라 유효기간이 지난 콜라가 되어 있다. 버리려다가 불현듯 뭔가 김 빠진 콜라가 쓰일 용도가 있었다는 기억이 떠오른다. 몇 개일지 모르나 적어도 하나는 기억이 났다. 변기 청소. 그것도 부어만 놓으면 된다는. 전설의 변기 청소용 김 빠진 콜라.
생각 난 김에, 버릴뻔한 콜라의 회생 절차를 밟기 시작한다.
1. 콜라는 구연산을 함유하고 있어서 청소에 사용할 수 있다. 물때부터.
타일의 물 때를 제거할 수 있다. 목욕탕 벽면, 세면대의 찌든 물때 등을 콜라를 스프레이에 넣어 뿌린 후 지든 정도에 따라 30분 내지 두 시간 정도 후에 물로 씻으면 된다. 솔질을 하면 더욱 유리하다.
2. 물 때 외에 기름기 제거에 매우 효과적이다.
가스렌지에 요리 후에 남은 기름때를 콜라를 스프레이로 뿌린 후 닦아주면 깨끗해진다. 찌든 때는 키친타월에 적시어 20분 정도 두었다가 닦으면 된다. 프라이팬이나 냄비의 기름기도 콜라를 부어 주기만 하면 제거가 쉽다. 심지어 태움에 가까운 기름때와 태운 자국도 콜라를 부어두었다가 씻으면 새것처럼 깨끗해진다. 또 하나의 꿀팁은 지저분한 안경알도 콜라에 담갔다가 물로 헹구면 말끔하다.
3. 전기 포트의 물때는 콜라를 부어 한번만 끓여주면 깨끗하다.
4. 화장실의 변기에 솔질이 잘되지 않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불결할 때 콜라를 양옆으로 시원하게 부은 후에 물을 내리면 상당 부분 씻어진다.
5. 콜라는 쇠붙이의 녹을 제거한다. 녹을 제거할 일이 잘 없지만, 오래된 못을 다시 빼야 하는데 녹이 슬어 제거가 힘들 경 우엔 콜라를 뿌려서 드라이버를 돌리면 녹이 제거되면서 쉽게 제거 가능하다. 가구의 장식품 등이 녹슬었을 때에도 콜라로 닦아보자. 혹은 담가 녹이 제거되는 것을 관찰해보자.
6. 머리카락에 껌이 묻었다면, 콜라에 담가서 살살 만져보면 제거된다.
7. 꽃이나 나무에 콜라를 스프레이로 뿌리면 벌레가 덜 생기는 효과가 있다. 베란다에서 작은 화원을 꾸미는 사람들에게 꿀팁이다.
8. 고기나 닭등을 간장이나 소금 후추로 재워 둘 때에 콜라를 함께 부어 주면 고기의 연화 작용이 일어나 부드러운 고기 맛을 누릴 수 있다. 물론 조금 달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설탕을 가미하여 먹는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의 단맛이 거슬리지 않을 것이다.
9. 탈색효과도 있다. 양치전에 콜라를 헹구면 미백의 효과가 있다. 염색이 너무 진하게 나왔을 때, 콜라로 머리를 감으면 진하기가 약간 옅어지는 효과가 있다. 미용실에 가서 다시 염색을 할 것이 아니라 활용해보자. 연해진다.
10. 여름이고, 콜라를 좋아한다면, 얼음 트레이에 콜라를 얼려서 얼음 대신 콜라에 넣으면 콜라를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플러스] 콜라는 칼슘의 흡수를 저해하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어쩌다 즐기는 콜라는 용인이 가능하나 청소년들이 빈번하게 마실 경우엔 뼈 성장에 불리하다. 그리하여 못 마시게 하는 것이다. 콜라의 다음 단점은 단맛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콜라는 마시는 것보다 이런 활용이 더 반갑다.
그러나 오늘 실험정신에 입가하여 닭을 한 마리 사서 콜라 닭을 만들고 말았다. 아!!!!! 달았다. 단맛과 짠맛의 절묘한 조화를 추구하였으나 사용한 기름량이 많아서 살짝 느끼함이 왔다. 확실히 연화 작용은 있어서 80넘은 노모가 별 불만이 없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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