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공개구혼魂1143

성형견적서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성형견적서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2003년쯤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상당수 사무실에 다분히 형식적으로 배달된 신문이 있지만 그때는 신문이 지대한 영향을 미칠 때이니 우리 회사에도 아침에 몇 종류의 조간신문이 배달되었다. 하루는 동료 여직원이 우와 우와 하면서 혀를 내두르고 있어서 뭔가 하고 관심을 가져보니 어느 일간지에서 여성의 전신 사진을 놓고 부위별로 성형비용을 세세히 적어 놓은 것이었다. 지금은 성형수술을 성형시술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우리나라 말이 아닌 영어로 엄청난 종류의 시술이 소개되고 있었지만 그 때만 해도 종류는 비교적 뻔했다. 그렇지만 전신을 놓고 각 위치를 총망라하여 소개한 것은 처음 본 것이라서 전부 둘러앉아 자신의 견적서를 작성해 본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젊고 예뻐서 그다.. 2021. 3. 2.
오늘 삼일절 기념식 노래의 배경 [오늘 삼일절 기념식 노래의 배경] 삼일절 기념식을 챙겨 보는 것이 얼마만인가. 아니 각종 기념식을 우리가 제대로 보지 않는다. 나의 경우는 그랬다. 우리 정여사는 꼭 본다. 그 시간에 기념식을 중개하기에 수동적으로 보는 측면도 있지만 그녀는 그런 것을 보는 것으로 국가의 행사에 참가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어쩌다가 그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설명해 드리면 정말 좋아라 하신다. 정여사 때문에 가끔 시청하던 각종 기념식을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는 가능한 챙겨 보았다. 기념식의 구성이 남다르고 연출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각종 기념식을 보지 않으면 대화에 참석할 수 없는 그룹이 있어서이다. 기념식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단 몇초"라도 자신과 관련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아무도 소외되지 않게 하는 방법.. 2021. 3. 1.
아름다운 밤이에요! 제이크 [아름다운 밤이에요! 제이크] 태초부터 밤은 아름다웠다. 인간들이 지구의 삶이 바빠서 눈치를 늦게 챈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밤을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끽한다. 4인 이하만 모이라 하니 소박하게 국가가 시키는 데로 순종하는 우리는 셋만 만났다. 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 이 정도 아름다운 밤은 내가 언제든 선물할 수 있는데, 제이크는 나보다 통 큰 사람들의 대상이 되었다. 가정집을 개조하여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세프는 멀리 유럽에서 요리를 배웠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들의 즐겨 찾는 트렌드로, 테이블 많지 않고 예약 손님을 주로 받는 작품 같은 공간. 방도 있다는데 우리는 홀을 배정받았다. 물론 예약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왼쪽으로 와인잔이 걸려있고 커피 추출기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커턴을 드리.. 2021. 2. 28.
너희가 트로트를 아느냐? 정여사의 트로트 사랑 [너희가 트로트를 아느냐? 정여사의 트로트 사랑] 비공개구혼/정여사/트로트사랑/노래 리스트/노래가 있는 삶 친구들이 요즘은 트로트가 대세라고 한 지가 꽤 되었는데 나는 하나도 모르겠다. 어떤 노래가, 어떤 트로트 신동이 떴는지, 어떤 트렌드가 형성이 되었는지, 어떤 방송이 신설이 되었는지, 인기 있는 신인은 누군지, 신곡은 뭐가 있는지. 하. 나. 도. 모른다. 늘 몰랐던 것은 아니고 최근 일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동안 트로트를 알았던 이유는 바로 정여사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흥이 많은 그녀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최근 정여사가 트로트에 대한 사랑이 좀 식었던 결과로. 정여사가 아직 열정이 있던 날에는 가요무대를 빼놓지 않고 보았고 함께 보느라 아는 노래도 많았다. 주거지가 거.. 2021. 2. 28.
이별 예감 [이별 예감] 흰머리는 염색을 해도 일주일이 지나면 뿌리가 하얗게 나온다. 우리 정여사는 일주일에 1번씩 염색약을 아주 조금만 섞어서 앞쪽에 난 뿌리만 눈가림을 하셨다. 그러다가 한 달 정도 지나 이제 정수리까지 제법 흰 머리가 우세해지면 딸에게 요청을 한다. 풀 염색을 해 달라고. 풀 염색을 할 때면 A제와 B제를 섞는데 정여사가 섞어주는 그만큼이면 완벽하게 앞에서부터 뒤까지 뿌리부터 바깥까지 희한하게 그 양이 딱 맞았다. 수십년을 염색을 해 온 정여사의 내공 덕분이다. 남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확하다. 물론 그 염색하는 사람의 빗질 간격 조정도 중요하다. 정여사는 늘 그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몸 꾸미기를 그만둔다면 그 때가 내가 이 세상과 이별을 준비할 때다. 그런데 요즘 수상하다. 반지는 늘 .. 2021. 2. 28.
중학교 학생회장 직접선거 [중학교 학생회장 직접선거] 학생회장 선거에 함 안 나가볼래? 예에!!!???!! 전교생이 투표로 뽑기로 했다. (스치는 불길함을 안고) 어데예. 저는... (나의 주저함을 용기 부족으로 판단한 담임) 한번 해 봐! 좋은 경험이 될거야. (쭈삣쭈삣한 나) 아니 저는.... 이제사 밝히지만 나는 당선 확률이 높을 것을 감지했는데, 당선 후 그 뒷감당에 대한 판단에 서질 않았던 것이다. 초등학교 6년 그리고 중학교2년을 겪고 3학년이 되었을 때, 그 전에 벌써 안 것은 이런 지도부에 속하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삐딱하게 말하면 "촌지"가 오고가야 하고, 건강하게 말하면 "학교발전기금"을 척 내놓을 수 있는 부모가 뒷배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새 학기가 되면 .. 2021. 2. 2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