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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UREKA/COSMOS & nature64

또 몬스테라가 간다: 노랑 잎의 양면성 [또 몬스케라가 간다: 노랑 잎의 양면성] 작년에 몬스테라 한 잎을 잃었다. 짙푸른 녹색으로 살다가 노랗게 서서히 변해가더니 어느 날 샛노랗게 변했다. 가을에 단풍으로 지는 낙엽들처럼 차츰 색이 변하다가 노랗게 되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정리를 했다. 그랬는데 또 올해 들어 한 잎이 노랗게 변해간다. 4 잎 중에 제일 먼저 태어 난 놈이다. 그래서 늙는 과정이라 이해했다. 몇 년을 살 수 있지만 환경이 적합하지 않으니 빨리 저무는 잎도 있겠구나. 그것도 사실일 것이다. 가장 오래 이 지구상의 공기를 사용했던 잎이었으니, 그런데 요새 새로 안 사실은, 햇빛을 너무 강하게 받을 때도 이 식물종은 잎이 노랗게 변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잎이 햇빛에 타는 것이라 했다. 해를 보라고 창가 가까이 두었던 화분과 .. 2023. 5. 22.
무서운 생명력 두려운 자연 [무서운 생명력 두려운 자연] 밤에 이 집 앞을 지나갔을 때, 가게는 운영 중이었다. 사람들은 불판 위에 고기를 굽고 이었다. 다른 길의 출근길을 이용하다가 이 집 앞으로 출근길을 잡아가고 있는데 잡초들의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잡초들은 이름이 잡초라서, 부르기가 좀 어색하긴 하지만 그 생명력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주 조그만 균열만 있다면, 잎순 하나 나갈 구멍만 허락된다면 아스팔트 위에서도 시멘트 바닥 위에서도 그 생명을 이어간다. 인간의 문명이 멸망을 할지언정 잡초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자연은 결단코 멸망의 길을 걷지 않는다. 질기고 강한 생명력의 잡초이지만 인간의 손길 앞에서는 조용히 물러난다. 봄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이 잡초를, 보통의 가게 주인이라면 뽑아서 없앤다. 그런데 이 집.. 2023. 4. 20.
홍가시나무의 변신: 변이가 아니라 단풍처럼 [홍가시나무의 변신; 변이가 아니라 단풍처럼] 홍가시나무를 공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공원으로 조성되기 전의 사용자가 이 땅에 나쁜 화학 물질을 묻었다는 등의 소문이 무성했던 것을 기억하였기에, 이 붉음은 분명 화학 물질에 의한 변이 mutation의 결과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래서 그 공원 길을 걷던 아침마다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가운데 관찰을 하며 봄을 보냈었다. 사철나무의 변이. 연두색으로 태어나야 할 잎이 변이로 붉어진 것이리라는 이 의심. 사철나무가 아니라 홍가시나무가 그 이름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홍가시나무는 이렇게 붉은빛으로 그 새 순을 피운다는 것을 알았다. 나무의 종이 다르다는 것도 몰랐던 무식과 무관심이 창피했다. 그 해 봄 관찰에 의하면, 이 붉은.. 2023. 4. 20.
봄 솔방울을 처음보다 [봄 솔방울을 처음보다] 솔방울은 왜 밟은 기억만 있을까. 소나무 아래 떨어져 있던 솔방울을 밟은 기억들은 많아도 솔방울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관심 있게 지켜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도 발에 밟혀서 밟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본다. 너는 어디서 왔을까? 차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솔방울들이 멋지게 자리를 잡았다. 어머나 솔방울이 진한갈색이거나 검은빛이 아닌 것이 있구나. 문득 지금이 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소나무에는 무슨 변화가 없나 하고 처음으로 관심을 가져본다. 솔방울은 처음부터 짙은 갈색빛이나 흑빛을 띄는 것이 아니었구나. 갓 피어난 엘로운 핑크의 솔방울이 보인다. 새내기라는 것을 보니 바로 알겠다. 그렇게 긴 삶을 살아오면서, 솔방울 그렇게 밟으면서도 봄에 솔방울이 이렇게 만들어지고 이런.. 2023. 4. 20.
찬란한 자연사일까 [찬란한 자연사일까] 영원한 것은 없다. 이 초봄의 벚꽃은 황홀하게 피었다가 4주 안에 장렬하게 전사한다. 그 4주의 기간 동안 비바람이 깊으면 더 빨리 흩어진다. 이번에도 바람 한 번 불고 나니 그 아래 작은 호수 표면을 꽃으로 덮어 버린다. 찬란하고 장렬하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찬란하게 흩어져 버리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화무십일홍이 운명이지만 해마다 어김없이 그것을 반복하는 것에서 영원을 닮아보는 꽃들. 자연에서의 자연사는 이렇게 이해도 잘하고 수용을 잘 하지만, 집에서는 다른 느낌이다. 색이 변하고 있었다. 줄기를 살피며 뿌리까지 당도하였으나 특별히 흠이 나거나 상한 곳이 없다. 너는 어떤 연유로 이렇게 푸름을 잃어가고 있는 것일까. 시계방향으로 매일 조금씩 푸름을 잃고 노랗게 변신하고 있는 가.. 2023. 4. 20.
바위에 새겨진 파도의 흔적을 보면서 겁이라는 시간을 생각해 본다. [바위에 새겨진 파도의 흔적을 보면서 겁이라는 시간을 생각해 본다] 위는 지질 활동의 결과로 조성된 암석의 모양이다. 아래의 암석에 새겨진 흐름은 물결이다. 지질활동이 아니라 물이 왔다 갔다 하면서 만들어 낸 무늬이다. 물론 위의 암석에도 바닷물은 지나갔을 것이라 암석 사이의 골이 더 선명하고 싶어 졌을지도 모르겠다. 오른쪽의 저 좁은 바위 사이로 파도가 일제히 밀려온다. 어떤 때는 부드럽게 살짝 파도가 깊게 일렁일 때는 치솟아 올라서 이 바위에 부딪히며 더 오래 머무른다. 그렇게 어쩌다 한 번식 다녀 간 파도이지만 세월이 쌓이게 되면 바위에도 이렇게 물결 무늬를 새기게 된다. [1겁]이라는 시간은 1000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로 큰 바위에 구멍을 내거나, 100년에 한번씩 내려오는 선녀의 치맛..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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