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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UREKA/COSMOS & nature

찬란한 자연사일까

by 전설s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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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자연사일까]

 
영원한 것은 없다. 이 초봄의 벚꽃은 황홀하게 피었다가 4주 안에 장렬하게 전사한다. 그 4주의 기간 동안 비바람이 깊으면 더 빨리 흩어진다. 이번에도 바람 한 번 불고 나니 그 아래 작은 호수 표면을 꽃으로 덮어 버린다. 찬란하고 장렬하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찬란하게 흩어져 버리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화무십일홍이 운명이지만 해마다 어김없이 그것을 반복하는 것에서 영원을 닮아보는 꽃들. 자연에서의 자연사는 이렇게 이해도 잘하고 수용을 잘 하지만, 집에서는 다른 느낌이다. 
 
 

 
색이 변하고 있었다. 줄기를 살피며 뿌리까지 당도하였으나 특별히 흠이 나거나 상한 곳이 없다. 너는 어떤 연유로 이렇게 푸름을 잃어가고 있는 것일까. 시계방향으로 매일 조금씩 푸름을 잃고 노랗게 변신하고 있는 가장 작은 잎. 크기는 가장 작아도 실제로는 세 잎 중에 할머니 잎이긴 하다. 같은 물병에서 한 뿌리 위에서 공생을 했으니 "자연사"의 과정일까 하고 짐작은 해 보지만, 다른 잎들은 몇 년을 사는데 너는 왜 1년도 안되었는데, 네 갈 길을 정했느냐... 작년에 이런 경험이 한 번 있어서 이러다가 결국은 이별한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에 다시 자꾸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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