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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124

정여사님! 88세에 한 번 더 머물게 되었으니 적어도 1년은 팔팔 하시기를 [88세에 한 번 더 머물게 되었으니 적어도 1년은 팔팔 하시기를] 법이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다. 예전부터 법적으로는 늘 만 나이를 사용하고 기록을 해 왔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일상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던 소위 말하는 "우리 나이"(태어나자마자 한 살 먹는 것으로 계산하는 한국 나이)를 사용하지 말고 외국처럼 만 나이를 사용하자고 한다. 그래서 우리 정여사는 작년의 88세에서 올해 또 88세가 되었다. 왜 88이라는 숫자에 민감한가 하면, 작년에 정여사의 건강에 위험이 왔기에 "팔팔하다"는 것에 눈이 간다. 올해에 다시 88세에 머물게 되었으니 우리 정여사는 적어도 1년은 이 상태로 더 나빠지지 말고 팔팔해 달라는 염원을 담는다. 어르신들의 삶은 매 순간 아슬아슬하다. 80세가 넘어가.. 2023. 2. 2.
첫 키스만 50번째 vs 부고만 23일째 [첫 키스만 50번째 vs 부고만 23일째] 한 2-3년 전부터 정여사에게 건망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3년 전이면 나이 85세 정도이니 뇌도 이제 늙을 만하지 않은가. 그러나 초기에는 치매인가 싶어서 무척 조마조마하기도 하였다. 국가 치매 센터에 가서 검사를 받으니 85세 치고는 정상이라고 판단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검사를 하면 좋았겠으니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치매센터도 쉬고 휠체어로 움직이는 몸이라 치매 검진 센터에 다시 가지는 못했다. 치매 초기의 인지 장애는 없는 듯하다. 우리 젊은 사람도 휴가를 내고 며칠 집에 있다보면 요일과 날짜가 헷갈리는데, 몇 년을 집에만 있는 88세 할머니가 날짜와 요일을 기억해 낸다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어려운 일이다. 치매를 의심했을.. 2022. 12. 6.
생애 첫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은 2022년 88세 정여사 [생애 첫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은 정여사] 그렇게 오랫동안 정여사와 살았는데, 변변한 카드를 한 번 안 드렸다는 반성이 왔다. 정여사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포옹은 하면서도 글로 적어서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88세 정여사는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다니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학창 시절을 끝낸 사람이다. 그래서 글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득 안고 있었던 것일까. 그런 가운데 2022년 88세가 되어 정여사는 카드를 받아 든다. 그것도 외국에서 온 꼬부랑글씨가 있는 카드를. 또한 생일 감사 카드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는 영광을 누린다. 20여 년 전에 캐나다로 이민 간 고등학교 동기가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카카오톡 단톡방이 활성화되면서 서로 대화를 하는 친구가 보내.. 2022. 12. 4.
태풍이 지나갔다: 88세 할머니의 설사 [태풍이 지나갔다: 88세 할머니의 설사] 간이변기를 청소하고 정리를 하는데 침대에 몸을 누이고 있던 정여사의 말소리가 들린다. 건망증 심한 정여사라 의미 파악이 안 되는데 설사 이야기일 줄 어떻게 알았으랴? ?? 태풍이 지나갔다 오늘이 추석 마지막 연휴일. 힌남노는 포항을 강타하고 추석 전에 지나갔다. 기억도 희미한 정여사가 이제야 그 얘기를 하나 싶은 의구심이 살짝 일었으나, 또 태풍이 온다는 소식과 뉴스가 티브이에서 흐르고 있어서 다음 태풍 이야기인가 싶어. ?? 응. 아!!! 또 온다고... ?? 아니, 그 말이 아니고 나에게 태풍이 지나갔다. 아!!! 설사 이야기구나. 주석 전전날 전을 드셨는데, 맛나서 평소보다 이 드신 듯하다. 전을 매우 좋아하시는 정여사이지만 요새 밀가루 음식을 그다지 접하.. 2022. 9. 14.
백발 어때?: 88세 본인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정여사 [백발 어때?: 88세 본인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정여사] 우리 정여사는 자신을 정갈하게 꾸미기를 좋아하신다. 전설도 정갈함을 좋아하지만 정갈할 뿐이지 꾸밀 의사는 별로 없다. 늘 심심한 복장의 생활인 임에 비해 정여사는 꾸밀 여력이 되면 꾸민다. 거울도 자주 보신다. 그녀의 머리 염색도 이제 수 십 년이다. 휠체어를 사용할 때가 되니 외출이 없어졌다. 염색에의 욕구가 줄어들긴 했다. 옛날엔 매주 새로 나온 앞 머리들은 염색당했다. 전체 염색은 한 달에 1번. 이제는 매주 하는 것은 생략을 한다. 1달에 1번 전설 주도로 염색을 한다. 요새는 정신이 또 또록해지셔서 염색을 요구한다. 염색을 요구한다는 것은 정여사의 정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다. 염색에 심드렁 해지면 이제 살 마음이 없어진 것이라고 그녀.. 2022. 8. 27.
연두색 의자를 사랑해: 한글의 쉬움과 어려움 우리 한글은 과학적이라 참으로 배우기 쉽다고 했다. 그것은 표음문자라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였을 때 그러하다는 의미이다. 우리 한글의 자음과 모음 쳬계를 차용한 언어에서는 그렇게 말할 만하다. 그러나 실제로 한글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말 다시 말하면 한글이라는 체계 안에서 움직이는 한국 사람의 표현을 배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 정여사는 푸른색 계열의 색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칫솔도 정여사는 파랑, 전설은 그 다음 남는 색으로 깔을 맞추어 드린다. 그다음 좋아하는 색이 연두색이다. 파랑은 자주 접할 수 있었음에 반하여 연두는 자주 만나 지지 않는 색이다. 봄이 되면 나무의 새싹들이 찬란한 연두를 나타낼 때에도 휠체어 사용자인 정여사는 그 찬란함을 즐기는 데 한계가 있다. 집 안.. 202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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