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ENDIPITY528 왜 나는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을까? [왜 나는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을까?] 왜 나는 책을 읽어도 남는게 없을까. 책 내용에 관한 대화가 시작되면 할 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독서 모임이라도 한다고 하면 복습을 또 해야할 만큼이다. 이토록 기억에 남지 않을 내용이면 애초에 나는 왜 그 책을 읽은 것일까? 그 이유를 이제 알았다.나는 사유를 했던 것이다.책 내용을 재료로 사유를 하니 재료는 소진되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나무는 숯이라도 남기지만 나의 책 읽기는 유형의 결과물을 남기지 않는다. 지식으로서의 결과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혜로 저장되어 있다가 어느 날 기회가 되면 불쑥 튀어 나온다. 그리고 나는 이 지혜는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갸우뚱할 뿐이다. 남는게 없는 것 같은 독서. 소화가 되었으면 어.. 2023. 11. 20. 프로젝트 파워 [프로젝트 파워] 기발한 아이디어다. 파워"라는 이름의 약이 만들어진다. 인간 DNA를 깨우는 작용을 한다. 인간에게는 잉여 DNA 가 많다. 그 중의 하나를 깨우는데 어떤 특질을 갖게 될 지는 약을 복용 전에는 아무도 알수 없다. 사람마다 다르다. 영화는 이 특질 발현 인간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한 도시를 매수하여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마약 딜러를 이용해서 약을 푼다. 딜러는 공짜로 받아서 떼돈을 벌 수 있으므로 양심을 가볍게 접는다. 궁금해서 복용할 수도 있지만 임상 실험 중이라 죽게 될 수도 있다. 무섭지만 인간들은 삼킨다. 호기심의 동물들. 마약을 하던 사람들이라 쉽게 약에 접근한다. 사람마다 특이하게 발현되는 그 능력이 좋아서 .. 2023. 9. 28. 계란빵 어딨어? : 늘 요리의 목적을 잃는다 [계란빵 어딨어? 늘 요리의 목적을 잃는다] 문득 아몬드 가루를 개봉한 뒤 제법 시간이 지난 걸 알았다. 냉장실에서 냉동실로 옮긴 지도 몇 주는 된 듯하다. 소진해야지. 계란빵을 만들기로 한다. 아몬드가루에 달걀 8개. 이스트와 소금을 넣고 저어가다가 불현듯 냉장고에서 외면받던 사과가 떠오른다. 사과도 넣으면 달콤하겠군. 사과 2개를 잘게 썰어 넣는다. 정여사 드리면 되겠군. 달콤 상콤함을 상상하면서. 그. 때. 정여사를 드리기로 했다면 설탕을 종이컵으로 한 컵 정도는 투하를 했어야 하는 것이었다. 버터도 좀 넣어서 풍미를 더하고.... 버터는 깜빡해서 못 넣고 설탕은 집에 그 존재가 없으니 못 넣었다. 이스트를 넣었으니 발효 시간을 둔다. 하지만 나는 안다. 발효가 될 리가 없다는 것을. 냉동고와 냉장.. 2023. 9. 28. 그냥 인간이면 족하지 않은가: 어느 퀴어의 억울한 슬픔 [그냥 인간으로 통일하자: 어느 퀴어queer의 억울한 슬픔] 그렇다.애초에 아이가 테어나서 엄마 아빠 누군가를 닮았는 지를 알기도 전에 인간으로 판명나면 앞으로도 쭈욱 인간으로 분류하면 될 일이었다.반려건과 반려묘도 가족으로 편입시키는 마당에, 인간이라면 성 정체성과 그 관련한 일들이 다소 다를지라도 충분히 수용해야 할 것이었다.종교가 다르고 심지어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외면하고 친구로 받아들이는 관용이 있는 사람들인데, 성 정체성의 광범위함에 유달리 예민해야 할 일이 왜 생기는가?미국의 퀴어queer관련 드라마를 본다. 한 여성이 있다. 1차. 마음은 남성이라 어려서 커밍 아웃도 못하고 숨죽여 지내며 차별받았다. 2차. 성인이 되어서는 결국 레즈비언이 되었고 또한 사회의 따가운 눈 초리를 허용해야만 .. 2023. 9. 2. 배우도 늙고 나도 늙는다: 자연스러움이 최고의 미덕이다 [배우도 늙고 나도 늙는다: 자연스러움이 최고의 미덕이다] 나이 드는 것이 싫지 않았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지혜로워질 것이라 안도하는 마음이 있었다. 젊을 때보다 삶이 더 깊어지고 성숙해질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때로는 나이 듦을 기다렸다. 반겼다. 나이 마흔이 될 때도 마음이 좋았다. 정신적으로는 그랬다. 나이가 들어도 지헤로워지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일단 나에게는 좋았다. 다만 피부와 몸도 나이가 든다는 것을 뒤늦게 인식했다. 자신만 바라보면 그것을 알 수 없다. 매일 보는 거울 속에서 자신이 늙어가는 것을 살펴보기는 힘들다. 매일 조금씩 늙어가는 것이라 너무 익숙해서 눈치를 챌 수 없는 것이다. 질병이 와야 화들짝 자신의 몸을 객관화해서 볼 시간을 가지게 된다. 질병과 .. 2023. 8. 16. 크리미널: 프랑스편 영국편 독일편 [크리미널: 프랑스편 영국편 독일편] 재미있는 초미니 드라마를 보았다. 크리미널 마인드와 이름이 유사하니 시즌 15까지 간 것을 상상하면서 국가 간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싶어서 열어 본 드라마다. 이 것은 내용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구성의 특징이 더 도드라진다. 범죄현장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범죄 관련 사진이 두 어장 등장하지만 그것은 턱도 없다. 드라마가 구성할 수 있는 현란함을 제공하지 않는다. 볼거리는 더더욱 없다. 그런데도 빨려 든다. 한 마디도 놓쳐서는 안 된다. 크리미널에서 추구하는 세상은 말로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말로 인식되고 상상되는 세상에서의 사건을 다룬다. 심문 담당 경찰과 용의자 혹은 참고인이 등장해서 질문과 답만 하는데, 그 대화 속에서 우리는 범죄의 특성을 알고, 사건 .. 2023. 8. 16.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8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