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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을까?]
왜 나는 책을 읽어도 남는게 없을까. 책 내용에 관한 대화가 시작되면 할 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독서 모임이라도 한다고 하면 복습을 또 해야할 만큼이다. 이토록 기억에 남지 않을 내용이면 애초에 나는 왜 그 책을 읽은 것일까?
그 이유를 이제 알았다.
나는 사유를 했던 것이다.
책 내용을 재료로 사유를 하니 재료는 소진되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나무는 숯이라도 남기지만 나의 책 읽기는 유형의 결과물을 남기지 않는다. 지식으로서의 결과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혜로 저장되어 있다가 어느 날 기회가 되면 불쑥 튀어 나온다. 그리고 나는 이 지혜는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갸우뚱할 뿐이다. 남는게 없는 것 같은 독서. 소화가 되었으면 어딘가에서 쓰이고 있을 것이라 믿어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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