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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124

우리 정여사의 눈물 포인트 [정여사의 눈물 포인트]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보고, 울었냐는 질문에, 울지 않았다는 친구가 있다. 우리 정여사도 드라마를 보면서 한 번도 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드라마를 많이 보셨지만, 그리고 같이 볼 때조차 한 번도 그녀가 눈물 글썽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가슴속에 응어리진 뭔가가 없는 것일까.  드라마를 보고 울지 않으시니 실생활에서도 그랬을까. 그렇다. 우리 정여사는 평생에 몇 번 꼽을 만큼 우셨다. 친자매가 7명이었으니 그들이 모두 정여사 보다 먼저 삶을 마감했으니 그때는 우셨을 것이나, 직접 목격은 하지 못했다. 소식을 내가 없을 때 받으셨으니 이미 울고 나서 내가 못 본 것이다.   실제로 우는 것을 본 것은 남편사망. 그리고 장례 일정 기간 동안 그리고 화장장에서 들어갈 때 .. 2024. 5. 28.
병풍의 재활용: 선친과 정여사의 기억 [병풍의 재활용: 선친과 정여사의 기억]선친 기일에 48년간 사용해 왔던 병풍. 제사를 위해서는 저 뒤편을 사용했다. 빛바래고 글도 바랬지만 검은색이라 덜 표시가 났고, 밤의 형광등 불빛에서 표시가 많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병풍을 정말 소중히 다루었다. 75년에 돌아가시고 23년에 마지막 제사를 지내면서, 제사의 이동을 고했다. 햇수를 세어 보니 44회가 아니고, 48회나 된다. 서울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제사를 왔던 부모님들의 아들들이 참으로 대견스럽다고 생각하시겠다. 그래서 병풍이 남았는데, 정이 들어서 버리기도 쉽지 않은데, 재활용할 걸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뒤편에 산수화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었다.   거실 창에 햇빛 차단 필름이 부쳤지만 낮에는 밝다. 낮에 눈부심을 해결할 수 있어서 TV .. 2024. 5. 25.
자유의 모습은 한가함으로: 정여사의 마지막 선물 [자유의 모습은 한가함으로: 정여사의 마지막 선물]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스스로 쟁취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육체 body를 지닌 인간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에도 공감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유가 내게 왔다는 걸을 알아채었다. 비록 내가 몸에 갇혀 있다는 것을 수용하더라도. 그것은 한가함이다. 위 그림에서 말하는 것처럼 일을 안 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부담을 가지고 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여유. 그것이 내게 왔다. 우리 정여사가 내게 마지막으로 주고 간 값진 선물이다. 이런 여유는 스스로 쟁취할 수 없다. 갑자기 주어진다. 자식은 결코 줄 수 없는 자유/여유/한가함을 부모는 선물로 남긴.. 2024. 5. 22.
생전 처음 바라보는 가족 사진 [생전 처음 바라보는 가족사진] 항상 미래를 보며 살아오긴 했다. 이를테면 미래지향적 인간이었나 보다. 물론 바쁘기도 했다. 가만히 앉아서 과거를 회상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그 시간의 여유가 생겼을 때조차도 과거를 돌아볼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나중에 은퇴 후에 나의 삶을 회고할 때, 왕창 보려고 미루어 두었을지도 모른다. 시작하면 회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숨어있었을까? 그래서 현생에 지장이라도 줄 까봐 염려한 것이었을까? 선친은 가신 지 오래되었고, 우리 정여사의 큰 아들이 먼저 가고, 그 이듬해인 23년 아들의 첫 기제사 후쯤에 우리 정여사도 가시고. 문득, 정여사 보러, 선천 보러, 그리고 그 큰아들 보러 정여사가 생전에 걸어 두었던 결혼사진들과 영정 사진이 있는 정.. 2024. 5. 19.
너 곤란할까 봐 그렇지: 자식을 존중해 주셨던 정여사 [너 곤란할까 봐 그렇지: 자식을 존중해 주셨던 정여사] 모임이 있는 날은 그 전날부터 미리 우리 정여사에게 고지가 된다. 정여사의 나이가 깊어짐에 따라 기억이 저하되기 시작 전에도 귀가가 늦는 날은 며칠 전부터 고지가 되고 당일날 아침까지 미리 알리고 집을 나선다. 습관이다. 그런데 어쩌다 예약되지 않은 약속이 발생할 때에 미처 전화를 못 드리고 늦는 날이 있다. 제법 늦은 시각에 전화도 없고, 미리 예고된 늦은 귀가도 아니면 걱정이 되기도 할 터이다. 그래서 귀가를 하면, 늘 물으셨다. 왜 늦었느냐? 를 물은 적이 없으셨다. 늦은 이유는 정여사가 판단하기로 자신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전화를 안했느냐? 가 정여사의 질문이다. 전화를 안 해서 자신이 염려를 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관여된 .. 2024. 5. 6.
정여사를 그립게 하는 공원 꽃 하트문 치과검진일이라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지나는 길에 만나는 공원은 봄이 시작되면 장난감 시티처럼 인간의 손길이 더 해진 꽃동산이 된다. 4월부터 시작해서 5월 가족의 날에 멋들어진 즐거움을 시민에게 선사하기 위한 정책이다. 세금 내는 입장에서 한편으론 고맙다. 23년 11월에 하늘 나라로 간 우리 정여사는 더 좋은 꽃동산에 사시겠지만, 그 해에 휠체어 타고 정여사랑 코로나 예방백신을 맞으러 왔다. 그때 꽃이 얼마나 멋지게 피었든지. 정여사의 고운 미소가 그립다. 꽃과 니무를 사랑한 여인!!! 2024.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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