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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 발굴이 내가 울컥할 일인가: 이집트 사카라 무덤 발굴

by 전설s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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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 발굴이 내가 울컥할 일인가: 이집트 사카라 무덤 발굴]

사카라에서 발굴 중인 이집트 노동자들.


이집트 가자 피라미드를 본 게 언제인가? 2000년이 되기 전이니까 그 이후에 발굴할 수 있는 기간이 20년이 더 흘렀다. 내가 관심을 다른 나라로 옮긴 사이에 이집트에서는 발굴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다.


네플릭스에서는 다큐도 다루고 있는데, 문득 이집트 사카라에서의 발굴 다큐가 제안되어 있다. 반가움에, 이집트 5천 년 역사 중에서 자난 20년간은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싶어서 눈길이 간다.


왕의 무덤이 아니라 귀족들의 무덤군인 사카라 지역의 무덤. 제법 보존이 잘 된 상태로 발굴되어 이집트 고왕국의 생활 실태와 종교관을 설명해주고 있다. 투탕카멘 이후로 최고의 발굴이고, 이집트인이 주축이 되어 발굴하여 더 감명이 깊단다. 더 자랑스럽단다. 지난 세기의 발굴들이 늘 외국인 주축이어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데 회복이 된 셈.


거대함에도 시작은 삽이다. 곡괭이질을 하고, 소쿠리에 담고, 유적하나 보이면 그때부터는 붓으로 하나하나 그림을 그리듯이 살살 다룬다. 살살 파낸다. 그러다가 유물을 만나기도 하고, 거대한 무덤의 입구석을 건드리기도 한다.


5천 년 전에 이집트인들의 삶이 궁금하지만 그것은 차후의 설명이 있어야 하겠고, 지금 당장은 저 노동자의 손길 하나하나에 긴장이 된다. 심지어 석관 아래 미라가 드러날 때는 기쁨의 눈물까지 난다. 무슨 운명의 연인을 만난 것처럼. 5천 년이 지나 발견이 되다니.


나아가 피라미드를 외계인이 지었을 것이라는 등의 음모론에 혹한 적도  있지만, 오늘 이집트 노동자들이 소쿠리에 흙을 하나하나 나르는 것을 보니, 결국 그 거대한 일도 이 노동자들의 여린 손길의 조직적이고 단합된 힘의 결과가 이니었겠는가 하는 결론을 내지 않을 수가 없다.


신전처럼, 성당처럼, 수도원처럼, 절처럼, 종교적 힘이 충만하여 분출된 것도 아니고, 한 인간을 위하여, 한 귀족 가족을 위하여 육체적 노동을 감내했을 노동자들의 휘어진 근육가죽의 등판이 아른거린다.


자유민이었으면 먹고살기 위해서였을 것이고, 노예였다면 노예의 일상이었을 그 육체적 고단함이 느껴져서 저 발굴에 나는 더 감동을 하는 것일까. 울컥하는 것일까?


찬란할 문명에 늘 감동한다. 또한 그 찬란함의 뒤에 있는 육체 노동자들의 노고도 아프고 슬프다. 생존이 이유였다면 그 혹독한 노동의 고결함을 기억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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