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배치: 식탁만 옮겼을 뿐인데 작은 행복이]
3년 전 이사한 집의 구조로는 식탁은 키친 가까운 벽에 놓아두면 이상적인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생각은 많았지만 평범하게 그 구조를 따랐다. 식탁에 앉아서 거실 창문을 바라보면 고층 아파트 너머의 산의 숲이 눈에 들어온다. 3년을 살았지만 펜션에 여행 온 기분은 여전하다. 어쩌면 3년 동안 펜션을 즐길 여유를 잃었다면 그 이유는 나 자신 때문일 것이었다. 집과 산과 식탁과 창은 늘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까.
72인치의 TV 화면에 사람 얼굴이 클로즈업되면 마치 눈 앞에 두고 대화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 식탁에서 밥을 먹고자 하면 마치 밥도 같이 먹고 있는 느낌을 준다. 때로는 그 화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영상물도 있다.
화면 크기효과 때문일까. 영화관에서 3D영화를 본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 입장에서 분석을 해 보면 그것처럼 적나라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큰 화면은 2차원의 세계에서 3차원을 만나는 희한한 기분을 준다. 화면 크기에도 압도되어 3차원을 느낄 정도라면, HMD를 착용하고 만나게 될 미래의 영상물은 어떤 황홀함을 주게 되는 것일까. 밤에 거실의 조명을 줄이면 그 효과는 더 좋다.
얼마 전 친구가 올려 준 영상에서, 그렇게 7가지 정도를 실천하며 살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보고 발견한 사실이 있다. 아차차, 이러다가 100살까지 살겠구나. 건강과 재정이 답보가 되어야 할 텐데. 살짝 걱정이 앞섰다. 다만, 하나 좋은 것은 건강과 재정 자립도가 달성된다면, 오래 살아서 이런 문명적 발전을 향유해 보는 것. 그것 하나는 위로이다.
식탁을 하나 옮겼을 뿐인데...별 생각을 다 해보는 경험이 된다. 가구 배치란 이런 것이구나. 돈은 안 들고, 힘과 아이디어만 조금 제공하면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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