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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DRAMAS & scenes

유산 후유증이 정신에 끼치는 해악: The Ranch part 3

by 전설s 2021.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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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후유증이 정신에 끼치는 해악: The Ranch part 3]


외국 드라마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외국 사람들은 신기하기만 하다. 그중의 하나가 자유연애와 임신에 대한 태도이다. 더 랜치 (The Ranch)는 미국의 목장의 일상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이다.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 두 아들과 소를 키우는 목장일을 천직으로 살아가는 아버지 그리고 자신의 카페를 따로 꾸리는 아내의 일상을 시트콤 형식을 빌어서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시트콤은 정서와 문화가 맞지 않아서 보기에 매우 불편할 때가 있는데, 남자 성인인 두 아들의 대화는 성적인 요소가 대부분이다시피하여 부담스럽기는 하다. 이런 한없이 무거운 주제에 한없이 가볍게 다가가는 미국의 시트콤에서 유산 후유증이 정신에 끼치는 해악을 깊이있게 다루는 것을 보고 감동을 먹는다.


형인 루스터와 콜트는 아버지가 주도권을 쥐는 농장일에 수동적으로 일하면서 늘 둘이서 농담 따먹기를 한다. 밥보다 농담을 따 먹는 시간이 더 많고, 농담 따먹어서 배가 부르고도 남을 정도이다. 루스터는 성에 관한 한 여자이면 거의 수락할 정도로 완전한 자유연애자이고 콜트 또한 전형적인 미국인으로서의 자유연애를 지향한다. 형과 다른 점은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연애를 했던 애비를 마음속에 34살이 되도록 품고 있는 있다는 사실이다.


콜트가 미식 축구로 대학으로 떠나면서 헤어진 애비는 5년간 연애 중이고, 고향으로 돌아온 콜트는 나이 차가 많은 헤더를 사귄다. 그러나 서로 잊지 못했던 콜트와 애비는 다시 연애를 시작하게 되어 결혼까지 생각한다. 콜트가 청혼하러 가는 시간에 헤어진 헤더가 와서 자신의 임신 소식을 알린다.


"아이"를 위해서 애비를 포기하려고 콜트는 마음을 먹게 된다. 세상의 모든 여자와 자연스럽게 성을 나누지만 결코 임신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자유연애의 기본 법칙인데 어쩌다가 둘이서 그런 실수를 했는지. 결혼을 약속을 했거나 결혼 중이라도 "임신"은 서로 의논할 일이 있거늘, 자유연애에 임신이라니, 미국인들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임신으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해야 할 만큼 "자유연애주의자"인 미국(물론 다른 외국도)은 임신과 태아에 민감하다. 생명은 고귀한 것이고 아이는 낳아야 하는 것이었다. 불문률처럼.


헤더가 콜트와 헤어진 것은 콜트가 애비를 이지 못해서였기에, 사랑 없는 결혼을 헤더가 반대하여, 결국은 아이를 공동 양육하기로 합의가 된다. 콜트는 애비에게로 돌아가고, 아이가 태어나면 콜트와 헤더가 아이에 대하여 부모로서의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을 받아들여 준다. 물론 계모로서 자신도 협조하기로. 싸움과 대화를 통하여 차근차근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을 한다. 콜트는 투잡을 하면서 아이에게 들어가는 병원비를 번다. 그리고 육아에는 더 큰돈이 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재정 압박을 느낀다. 아이를 낳기도 전에.


투잡을 하면서 점점 부모가 된다는 것의 어려움을 느껴가는 시기(물론 탄생할 아이에 대한 기대도 높다만)에, 헤더는 유산을 하고 만다. 그런데 그 이후에 콜트는 점점 망가져 간다. 정신이 피페해져간다. 메말라간다. 정서도 불안하고 무언가에 쫓기고 도무지 안정을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산 후유증일 것이라 판단한 애비가 같이 아이를 잃은 헤더와 대화를 하게 기회를 만들어 준다.


남에게 차마 할 수 없었던 말들을 주고 받는 유산의 당사자인 콜트와 헤더. 인공중절을 잠시 생각했던 헤더였지만 콜트가 공동육아의 책임을 지기로 해서 행복하게 엄마가 될 준비를 하던 그녀였다. 유산은 헤더에게도 힘든 일이었기에 둘은 대화를 한다. "임신"은 준비되지 않은 두 사람에게 참으로 버거운 일이었다. 더구나 결혼도 하지 않을 예정인 두 사람이, 둘 다 변변한 직업도 없는 가운데 양육을 한다는 것은 재정적으로도 심각한 어려움이었다. 의료보험이 잘 되어 있지 않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병원비 마련이 벌써 압박이었고, 점점 육아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음을 느껴가던 콜트와 헤더.


어쩌다 보니 유산이 된 것이다. 헤더가 의도한 것이 전혀 없이 일어난 사고였다. 콜트는 유산으로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잠시 슬퍼하였으나, 그 이후에 안도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절망한 것이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음으로서 일어나지 않을 그 많은 일들에 안도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인간으로서 아버지가 될 뻔한 사람으로서 심한 자괴감에 빠진 것이었다. 안절부절 못하고, 정서불안. 그 마음을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혹은 숨기기 위한 부단한 억지 노력들. 헤더는 자신도 그러했다고 위로를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죽음에 대하여 자신들이 느꼈던 불합리한 감정으로부터 상처 받은 마음을 위로한다.


자유연애를 지향하지만 철저하게 피임을 하는 이유를 그들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이런 것을 미리 예견하거나 예감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우리나라도 결혼은 없는 자유연애, 심지어 육체적 만남만 있는 자유연애를 결국은 지향하게 될 것이다. 사회가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피임을 완벽하게 중요한 지점이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은 그 해악이 크다. 아이의 삶과 행복, 미혼모 혹은 혼자서 임신을 감내해야 하는 엄마가 될 사람의 삶. 그리고 아버지인데 엄마의 남편은 아닌 사람의 삶. 정말 쉽지 않다. 자연유산도 힘든데, 인공중절은 불법으로 되어 있지만, 합법이라도 결코 쉬운 일들이 아니다.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다. 자연유산도 인공유산도 모두 엄마와 아빠의 정신을 피폐하게 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살아가겠지만, 자세히 보면 정신적 트라우마로 존재하게 된다. 조심하자.

그 고통은 술이 해결해 주지 않아요. 아무에게도 차마 털어 놓을 수 없어서 더 고통스러운 그 주제. (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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