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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MEDITATION & books

내 삶의 가방

by 전설s 2021.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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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가방]

새해로구나. 

경자년이 가고 신축년이 밝았다. 

 

소는 일생을 인간을 위해 일하고 죽은 뒤에도 버려지는 것이 하나도 없는 가성비 1000% 정도의 고마운 가축이 아닌가 싶다. 인간 중심으로 가성비 운운하는 것이 매우 미안한 순간 임도 기억해야 한다. 

 

15년간 다른 차원에 있던 인간이 뉴욕으로 돌아온다. 얼핏 보기에 선도 알고 중국 무술도 익힌 것으로 보아 [미니멀 라이프]에 익숙한 듯 보인다. 그런 그가 누추한 옷에 신발도 신지 않은 상태지만 가방을 하나 메고 있다. 천으로 된 보잘것없는 가방. 

 

그 가방에 뭐가 들었을지 정말 궁금했다. 저 인간이 15년간 사라졌던 세상에 돌아오면서 가방에 무엇을 넣어 왔을까?

 

손바닥 크기의 경전 1권.

이어폰이 있는 오래되어 보이는 카세트

 

2003년에 인도여행을 갔었다. 

인도는 1년을 4철이 아니라 우기와 건기로 나누는데 내가 갔을 때는 건기였다. 날씨도 따뜻하고 좋았다. 

 

지역과 지역을 오고가는 것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것보다 더 긴 시간을 열차를 이용해야 했는데 스테이션에서는 인도 현지인들이 열차를 이용하고자 매우 많았다. 

 

날이 따스하니 노숙을 그냥 하는데 면포다 다다. 별달리 들고 다니는 것도 없다. 면포도 더운 햇살을 태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 밤에는 이불로 사용하면 그뿐.  가난하여서 가지고 다닐 것도 없었지만 실제로 뭐가 필요해서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자연환경이었다. 

 

인도를 다녀오면 그 열악한 환경에서 나는 1일도 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사람과 정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몇 가지밖에 없구나 깨닫고 자유를 품는 사람으로 나뉘는 듯하다. 나는 후자였다.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적게 소유해도 살아가는데엔 별 문제가 없는 것이었어. 욕심을 굳이 낼 필요가 없는 것이야.

 

집을 떠나려고 가방을 살 때가 되면 언제나 바람처럼 가볍던 인도 현지인들이 떠오른다. 실제로 혹시나 싶어서 가방에 챙겨넣은 물건이 얼마나 많은가. 삶에 필요한 것은 논의를 따로 한다고 치고. 여행에 필요한 것들만 챙기는 것도 이토록 한 짐인데 그들은 삶 자체가 가벼워 보였었다. 

 

10년간 하루에 하나씩 버리고 더 가벼워지려는 계획을 실행중이다. 

올해에도 더 잘 실천을 해야할 텐데. 

 

내 삶의 천 가방엔 무엇을 넣을까?

아니 무엇을 남길까. 이미 많이 가졌으니.

가방의 목적이 없어서 남에게 신세를 지거나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긴 한다만, 그 기준이 또 바뀔 시간을 예감한다.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34일간의 긴 여행길에 매일 나의 어깨에 머물며 필요한 것을 조달하던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가방. 아르헨티나 탱고 발상지의 아름다운 빛깔.

공개구혼/외국드라마/문화/마블 아이언 피스트 시즌1 에피소드1. 흰 눈이 길을 내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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