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도 재산이고 부러움의 대상이구나]
언제쯤 우리는 자신이 이제 더 젊지 않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 될까? 나보다 젊은 사람을 볼 때일까? 매일 보는데? 나보다 나이 든 사람을 만날 때? 갸우뚱.
정말 우연히 어떤 나이 든 여인과 나란히 서서 대화를 한다.
정말 곱군요. 나는 75세인데 그쪽은?
느닷없이 생면 부지의 사람이 나이를 물어오는 실례에도 불쾌함이 아니라 마음 짠해 온다. 그녀의 얼굴에서 밀려오는 부러움을 보았다. 나이 차이를 인식하면서 그녀는 쓸쓸하게 말한다.
나 자신도 그런 날이 있었는데, 댁은 건강 유지를 곱게 했네요.
그래서 나도 그녀를 본다. 얼굴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아름답다거나 귀엽다거나 예쁘다 같은 표현에서는 개인의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그래서 그런 표현은 차치하고, 그녀의 얼굴은 객관적으로 보아서 "잘 생긴 얼굴"이었다. 이목구비 뚜렷하고 좌우상하 균형이 있다. 인상도 부드러움보다는 날카로움, 아니 무뚝뚝함이 서려있다. 나처럼.
비슷해서 나에게 말을 걸었을 것이었다.
참으로 건전하고 건장하신 여인인데, 그녀에게 부족한 것은, 아니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은 "젊음"이었다. 재정적으로도 나보다 훨씬 넉넉한 듯하고 씀씀이도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영위하신다는데, 젊음을 더 이상 누릴 수 없는 것이었다.
내가 아무런 노력을 특별히 더 하지 않았음에도 내게 주어져 있는 "어떤" 남들이 부러워 하는 것. 그것은 "젊음"이었다. 건강은 나의 노력도 들어가는 것이지만 젊음은 그냥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젊은 여성은 "젊음 그 자체"를 부러워 하는 나이 든 여인에게 해 줄 말이 뭐가 있을까 하고 급히 머리를 굴려본다.
75세 여인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이 남은 날들에 당신이 최고로 젊은 순감임을 잊지 마시길!!!
80세를 넘은 여자 어른들의 삶의 목적은 뭘까?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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