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이야기를 안 하면 무슨 대화를 하나?: 남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도 두 부류가 있다]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공부해 보면, 모두 제안하기를, 사람을 만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지 마라고 한다. 그래야 멋진 사람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남 이야기를 안 하면 무슨 대화를 하나? 남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대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 본다. 친구들끼리의 모임일수록 그런 의문이 드는 것이다.
목적이 있는 만남에서는 그 목적에 따라 대화의 주제가 정해진다. 그 목적이 달성이 되면, 2차를 가게 되고, 2차를 가면 목적상의 대화를 이어 가기도 하고, 개인적인 대화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목적이 있는 만남에서는 2차로 연장 성격의 모임을 선호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뒤풀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들끼리의 만남은 목적이 없다. 그래서 내 이야기 너 이야기 그리고 그 자리에 없는 친구의 새 소식과 근황. 이게 대화의 내용인데, 사람들은 제 3자에 관하여 말하지 말라고 한다. 새 소식도 안되고, 그 소식에 대한 내 의견을 다는 일도 안되고..... 친구들끼리의 수다의 주제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살아오면서 남의 이야기를 하는 두 부류를 보았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으면서 주구장창 다른 친구의 매사에 대해 말하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삼자의 소식을 주제로 삼아 대화하는 사람들이 즐겁고 발전적이면 그나마 좋은데, 비난과 헐뜯기만 하면 정말 재미 없어진다. 이런 친구는 좀 피하게 된다. 혹은 주제를 빨리 바꾸는 방법을 택한다. 친구의 소식을 전하고 그 소식으로 대화하는 우리가 발전하고 성숙할 수 있다면, 왜 남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하나?
희한한 부류는 이 부류의 사람들이다. 남 이야기 하지 않고 점잖다고 평가 받는 사람과 대화를 해 본 적이 있다. 정말 자기 주위 사람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평가하는 일이 없었다. 화제로 올리지를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주로 하는가? 관찰해 보니, 이 사람들은 연예인 소식을 스토커처럼 자세히 알고 있었고, 대부분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다. 이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인가? 관련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주의 사람에 대해서는 자제를 할 줄 아는 것이니 좋은 사람인가? 후자를 존중해서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해 준다. 그러나 그 뇌의 회로가 이렇게 되어 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을 뿐이지 다름 사람을 파악하는 시선은 같은 것이라 큰 신뢰는 주고 싶지 않다.
아직도 모른다. 연예인 가십으로 수다를 떠는 게 나을까? 차라리 부담을 안고 내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나을까? 왜 좋은 사람되는 법에 남의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험담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을까? 하다 보면 험담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그런 것인데. 친구들끼리의 수다에는 남의 이야기만큼 좋은 것도 없는데 말이야.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가십보다는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의 삶의 실천에 대한 이야기가 더 좋다. 때로 험담이라는 실수도 하겠지만, 수다 떠는 친구들이 수정을 해 줄 것이다. 나도 엉뚱하게 가면 바로 잡을 자신이 있다.
사실 목적이 있는 대화, 주제가 있는 대화를 수다보다 더 사랑하지만, 사람이 하나로 사는 것은 아니니, 이런 생각도 한 번 해 보는 중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경청하는 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화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이 남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더 쉬우니까.
수다보다 더 어려운 일: 잘 듣고 공감만 해주면 되는데
대화라는거 해보셨나: 깊이로 한 번 접근하는 순간이 중요하다. 호주의 아웃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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