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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정여사가 준 추석선물

by 전설s 2023.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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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사가 준 추석 선물]


블랙 홀: 시간이 되면 이 속으로 가는 것일 뿐이다


3번의 고비가 있었다. 10여 년 전에 그녀는 죽음의 문턱을 만났다. 나중에 물어보니 어디론가로 가고 있는데 "엄마 엄마" 부르는 소리에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 첫 번째 부활이었다.

그리고 올해 2월에 음식을 먹지 못하고 그간 저축해 놓았던 근육과 내장지방 그리고 피하지방까지 소진하고서 겨우 생명을 이어가셨다.  제법 넉넉했던 정여사가 홀쭉해져서 다시 살아났다. 6개월을 연명했는데, 8월엔 다시 식사를 단 하루 3끼를 못했다는데 피골이 상접했고. 의식도 흐리고..

다행히 7월 말부터 음식이나 음료를 면회 시에 마실 수 있게 되어 내 방식대로 병원이 하지 않는 일을 해서 정여사를 다시 돌려놓았다. 회생이 목적이 아니라 최선을 다 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정여사는 돌아왔다. 웰컴 맘!!!

피골이 상접하게 되니 새 언니는 담담하게 오빠 얼굴이 더 보인다는 감상문을 발표했다. 그랬구나. 남편 모습이 제일 먼저 보이는가 보다. 그러다가 추석쯤까지 케어를 해 보니 본 얼굴이 보인다.

정여사의 인자함과 카리스마가 혼연일체가 되니 우리 정여사 원래의 모습이 보인다. 정말 반갑다. 눈물이 핑 돈다. 감사하다.


중학교 1학년때 선친이 사망하셨다. 평생 아프셨는데, 영면하기 전에 얼마간 얼굴이 편안하고 좋았던 것이 기억이 났다. 나름의 트라우마적 기억일까. 정여사의 고운 얼굴에서  인간의 한계를 만난다. 생로병사를 어쩌란 말인가.

고운 얼굴의 정여사.
고요와 웅장과
인자함과 카리스마의 주인공.

정여사님!!!
또 반갑습니다.
엄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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