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의 암호: 알러뷰 미투]
- Have I told you that I love you?
- Still?
- Always
부부가 우여곡절 끝에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며 나누는 영화의 엔딩에 나오는 대사이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영하 [은밀한 유혹]의 마지막 부분에서 둘이서 주고받는 대화인데, 상당히 오랫동안 여운을 주었다. 1993년 만들어진 영화인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스스로 용변 처리가 어려운 일을 당하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하였을 때, 기억저하로 인한 난감한 사실을 그녀 스스로 인식하고 자신을 잃어갈 때쯤부터 [엄마 사랑한다]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여사로서는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라 난감함이 발생할 때면, 정리해 드리면서 항상 그렇게 말했다. ".... 를 해도 딸은 엄마를 항상 사랑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는 패턴으로 소리 내어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항상 긍정적으로 사시는 그 마음을 영원히 가지길 희망했다. 또한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딸이 있음을 알고 어느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가지시길 원했다. 그러했다. 고마웠다.
정여사의 기억이 흐려지는 것을 알차 채고 나서는 아침 문안인사나 출퇴근 인사 시에도 그리고 잘 때도 늘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를 반복하였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면서 "그걸 말로 해야 아나?"라고 응수하시다가 결국은 "내가 더 사랑한다" "낳는 그 순간부터 사랑했다"라고 스토리를 바꾸셨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나도"로 마무리되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집을 떠나니 불안감이 우울증으로 번져서 치매까지 악화될까 봐 안정적으로 수용되기를 소망하였기에 매일 전화드리고 자주 찾아뵈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자유면회가 안되어 전화를 해서 안부도 묻고, 하루 종일 무료할, 그리고 무료했을 그녀의 영혼을 달랜다.
힘이 없는 날에도 힘이 좀 생긴 요즘에도 정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역시 사랑한다는 말. 미소를 짓거나 약한 웃음소리나마 들리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난 이후이다. 각인되어 있는 그 사랑한다는 말. 얼마나 다행한 일이었는가.
암호처럼,
이 암호를 정여사가 잊는다면, 아마도 그 영혼이 깊이가 흐려져 있을 터이다. 힘없는 목소리이지만, 통화 마지막에 나누는 우리의 암호. 이 암호 오랫동안 기억하소서, 우리 사랑하는 정여사!
엄마 너무 너무 사랑한다!!~~~ 알러뷰 소 마치.
나도!!!~~~~~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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