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감소에 놀란 가슴: 헬로 정여사!!!]
언제부터 이런 전화 통화량 증감을 알리는 메시지를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 그런데 현재 소유한 핸드폰은 그 기능을 꼬박꼬박 실행하고 있다. 무심히 지나쳤던 그 메시지가 문득 어느 일요일 아침에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통화량이 지난주에 비해 감소를 했다고 한다.
정여사가 병원으로 거처를 옮기자 우리를 이어주는 소통의 방법은 전화가 유일하다. 지금 세대라면 카톡을 하겠다만, 문자를 쓸 수 있는 손도 아니고 읽을 눈도 아니기에 전화만이 그 소통의 순간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세대라해도 이제 노안으로 접어들면 그때는 우리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혹은 자신의 집에서 전화만 하고 있을 것이다. 문자대화는 불가할 예정이다. 전화를 주고받을 대상이라도 있으면 복 많은 인생이 될 것이고.
병원에서 거처하시자 매일 문안 인사를 하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났다. 코로나 상황으로 면회가 자유롭지 않았다. 예약을 해야 면회가 가능한 시점. 그래서 선택한 것이 매일 전화하기. 아침 식사 후에 반드시 그리고 점심과 저녁식사 후엔 이따금씩 전화를 하는 것으로 정리를 하였다. 코로나 상황이 풀려서 자유 면회가 되면 전화량이 줄어들 수도 있겠다만.
소통 수단이 전화 통화. 단기 기억력 감소로 한 대화를 또 하고 또해서 기억을 저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안부인사와 아픈 데는 없는지 그리고 가족에 관한 것이 대화의 소재이다. 대화 내용도 중요하지만, 하루 종일 자기 자식과만 대화를 할 정여사를 위로하는 마음이 더 급하다. 처음에는 병원에 적응을 잘하고 있은 지를 점검하고자, 나중에는 그리고 지금은 유일한 대화 상대자가 전화를 들려오는 전설의 목소리 일 것이라 생각하니, 하루도 전화 걸기를 빼먹을 수가 없다.
매일 아침 정여사는 아침 식사후, 전설은 출근근 시간 직전에 우리는 통화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득 일요일 아침에 받아 든 "전화 통화량 감소"라는 알림은 깜짝 놀라게 한다. 관심이 줄었나 사랑이 줄었나? 왜 통화량이 줄었을까. 스스로 자책하면서 깜짝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다. 통화량의 증감이 정여사에 대한 내 사랑과 관심의 절대량과 철저하게 동일해야 한다는 이유와 근거도 없이 자책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통화량 증감이 그 것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 잡게 하는 효과는 있다. 사실 전화를 더 자주 하고 싶지만 전화받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을 알기에 자제를 한다. 기운을 차리고, 상황을 봐서 조절을 잘해 주어야 한다. 면회가 자유가 되어도 간간이 전화해서 전화받는 법을 잊지 않게 해야 한다. 방문할 수 없는 날을 위하여.
헬로 정여사 님!
모시모시 우리 딸~~~
통화가 가능한 최후의 순간까지 통화하는 걸로. 통화량 증가 알림을 받도록 하자.
'HERstory 우리 정여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병과의 오랜 동행의 흔적: 주 단위 약 통 (0) | 2023.04.12 |
---|---|
정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의 암호: 알러뷰 미투 (0) | 2023.04.10 |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달이 된 정여사의 영혼도 사랑한다 (0) | 2023.04.01 |
시작하는 오늘의 첫 단어: 하늘에 계신...하늘을 우러러... (0) | 2023.04.01 |
다른 빛깔의 효도: 전화걸기와 전화받기 (2) | 2023.03.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