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수고로움 vs 인간의 패악질]
잔디가 순식간에 많이 자랐다. 우리 집 안마당은 아니고 친구의 주택에 딸린 중앙 정원인 안 마당의 돌 사이에 깔린 잔디의 성장 이야기이다. 한 마디로 자연의 힘은 무섭기 그지없다. 이런 잔디의 성장을 보고 있으면 무서움이 느껴질 정도이다.
가로수 관리나 공원의 나무들을 사시사철 관찰해보면, 관리자의 손길이 없으면 순식간에 엉망이 된다. 물론 순식간은 몇 년은 걸릴 것이다. 크게 보면 인간이 관리하지 않는다면 한 도시가 자연에 묻히는 것은 생각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큐를 보다보면 혹은 역사물 속에서 폐허가 된 도시들을 만난다. 물론 지진과 화산 폭발도 도시를 폐허화하는 자연의 힘이다. 그런 자연 현상은 우리가 조절이 힘들어서 수용을 쉽게 한느 편이다. 그런데 우리가 컨트롤이 가능할 줄 알았던 식물이 도시를 황폐화하는 것을 보고 나면 마음이 섬뜩해진다. 이는 더 놀라움을 주기도 한다.
식물도 관리하지 않고 둔다면 순식간에 건물을 밀어낸다. 적어도 공존하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인간이 손길을 거두면 그렇게 된다.
관찰을 해 보면 자연은 거대한 두려움이다. 자정능력과 복원력도 대단하다. 지구 상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불화는 인간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하여 얼마나 자연을 괴롭히는가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쾌락을 위하여 행하는 모는 것들이 어쩌면 우리가 지구에게 하는 패악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패악질이면서 생존 몸부림.
공존을 위하여, 서로의 공존을 위하여, 자연에 대한 패악질은 좀 줄여야 한다.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닌 쾌락을 위한 자연 훼손은 줄이는 것이 마땅하다.
마당 잔디의 무서운 성장을 보면서 문득 해오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인간의 손길이 없으면 아름다운 정원은 없다. 그만큼 정갈한 가로수도 없다. 그만큼 인간읜 능력은 대단하다. 그것이 때로는 자연에 대한 패악질이 되고 때로는 살기 편한 쾌적한 장소를 위한 아름다운 인간의 노력이 된다. 어디에 설까? 어느 편에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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