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초미니 결혼: 프랑스 어느 한적한 마을의 별장]
대학을 마치고 친구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장학금을 받고서 박사과정에 임하여 참으로 열심히 연구를 했다. 그리고는 드디어 박사가 되었다. 귀국을 하여서 모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통 진행이 되지만 친구는 일본에 눌러앉았다. 일본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부러운지고.
일본에서 결혼식을 한 번 하고서, 한국에서도 해야 하는데 여러 사정이 여의치가 앉아서 한국에서는 생략하였다. 그러다가 그 둘이 친구가 증인으로 서는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해서 프랑스의 어느 마을에서 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남자 친구의 실험실 동료가 프랑스로 귀국하여 있었고, 전설이 유럽에서 공부할 시기였던터라 그 커플이 신혼 여행겸 휴가겸 프랑스로 와서 하겠다는 것이었다. 남자 측 증인 1명 여자 측 증인 1명. 프랑스 친구는 별장이 하나 있었다. 그 곳에서 4명이서 결혼식을 하기로 하고, 친구는 웨딩드레스를 준비해서 프랑스의 어느 시골마을의 별장으로 날아들었다.
별장은 참으로 아담하였다. 통나무 집 한채가 동그라니 자리를 잡고 마당이 제법 넓었다. 처음에는 그 근처 자그마한 교화를 알아보았다가 우리끼리 별장의 마당에서 하기로 결정이 되었었다. 그야말로 소박한 결혼식을 했다. 친구 둘이 중앙에 서고 우리는 그 양쪽에 서고, 결혼을 언약하였다. 반지도 주고받고. 행진도 하고.
넷이서 피로연도 했다. 프랑스 친구가 음식을 해 주었고 전설은 먹기만 했다. 기억에 정말 남는 것은 희한하게 디저트라고 말을 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내 놓는 것이었다. 치즈라고는 소적으로만 만든 치즈에만 익숙해 있던 터였다. 다른 동물의 젖으로도 만든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막상 치즈를 사러 가면 손이 가지 않았다. 맛을 충분히 본 것도 아니고.
양젖으로 만든 치즈도 선보였고, 또한 발효 방법이 다른 치즈들이 소개되었다. 세상에 치즈에서 나는 향이 그토록 고약한 것이 있다니, 그래도 실험적으로 모두 맛을 보았는데, 그 독특한 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양젖 치즈에서 주로 향이 달랐고, 발효에 따라 향의 진하기가 달랐었다. 더불어 와인과 함께 뒤풀이의 대화는 길게 길게 이어졌다. 각자가 연구하고 있는 주제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들을 주고받으면서 와인과 치즈의 밤이 깊어갔던 것이다.
2박 3일간 첫날은 비어있던 별장 집을 정리하고 결혼식 식장을 꾸미고, 둘째날은 결혼식을 하고, 세째날은 다시 자신들의 나라로 귀국을 했다.
그녀는 일본에서 아들 하나 낳고 잘 산다. 한국으로 귀국할 때면 때로는 아들과 때로는 온 가족이 귀국을 할 때면 우린 고향에서 다시 만났다. 그녀의 부모가 사시는 집이 우리 집에서 15분 거리.
일본을 가기전부터 그녀의 일어 실력은 대단하였다. 일본에서도 전혀 언어적 불편함이 없었을 게다. 그래도 외국에 살기고 결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녀는 결정을 했고 거기서 연구실 연구원이 되었고 엄마가 되었다. 자랑스러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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