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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TRAVELS abroad

버스 문화: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험

by 전설s 2021.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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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문화: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험]


가나자와의 겨울은 눈이 많이 왔고 매우 추웠다. 그 기간에 약 두 달간 체류를 했다. 연구실을 나와서 기숙사까지는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일본에 유학 온 친구가 왔을 때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버스를 종점에서 타는데, 버스 출발 시각보다 사람들이 보통 일찍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버스 문은 출발 시각이 되어야 개방이 된다는 것이다. 기사가 먼저 타고 있을 때에도 문을 미리 개방해 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게 뭐 어때서. 맞잖아.
그런데 추워서 밖에 사람들이 오들 오들 떨고 있어도 국이 열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 그건 좀 아쉽다.


그리고 버스가 정확하게 예정된 시각에 도착하고 출발을 한다는 것이다. 그 때 당시로 우리나라에서는 시내버스에 시간표가 없었다. 물론 차고지에서 출발하는 자신들의 시간표는 있을지 몰라도 승객들은 시내버스에 대하여 시간표를 기대하지도 않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시간표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분 후 도착}이라는 안내 전광판이 많은 정류소에 설치되어 있으니 격세지감이다.


친구가 일본 버스의 그런 이야기를 할 때에, 우리나라에서는 막 출발한 버스를 손을 들어 세워서 타기도 하였고, 미처 내리지 못하면 큰소리를 외쳐서 정지하게 한 다음 내리기도 했다. 어떤 때는 정류장에서 제법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러려니 했다. 늘상 있는 일이었으니까. 어찌 생각해보면 자유스럽고 인간적이었다고나 할까.


가나자와에서 연구실에서 기숙사로 가는 버스도 종점에서 출발하여 몇 정거장이 아닌 곳이라 도착 시각이 매우 정확했다. 버스가 10내지 15분 간격이니 한번 놓치면 오래 기다려야 하니 시각이 있는 것이 매우 편리했다. 실험실 도착시간도 정확시 맞출 수 있고 시간 활용에도 더없이 좋았다.


우리나라의 버스와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우리나라는 각 시내버스 노선마다 각각의 시간표는 없지만 다음 버스 도착 시간정도는 서비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첫차와 마지막 시각 정도도 알 수는 있는데 이론적으로 그러하고 실제로는 운행시각이 부정확해서 막차가 이미 갔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그것도 이 시스템으로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다음 도착할 시간의 안내가 없음을 보게 되니.


버스공영제를 시작하고 나서는 버스 문화도 바뀌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미 출발한 버스는 더 이상 승객의 손짓에 반응하지 않는다. 외면하고 제 길을 가 버린다. 내릴 정류장을 지나친 사람이 소리를 쳐도 "미리 벨을 누르세요"하면서 그냥 간다. 세워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세월이 좀 지나니 아차하고 못 내린 사람들도 고함치지 않는다. 급히 단념한다. 학습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발한 버스를 세워달라고 요청하지 않는다. 세워 주지 않을 것을 학습하였기에.


버스 공영제 후에 기사에게 물으니, 안전이 최고라고 한다. 공영제 후 30분 안에 다른 차로 무료로 환승이 가능하니, 다음 버스를 이용하거나 환승하는 기술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익 우선으로 많이 태우려고 했는데, 이제는 안전하게 적게 태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적게 태우려고 노력을 하는 것은 아니고 무리하게 승객을 태우고 운전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공영제 이후에 버스 기사들이 여유가 있어져 보인다. 안전을 더 보장받고 있는가? 그것은 관찰해보지 못했다. 아직 젊어서 그렇다.


나라마다 도로 사정이 다르니 버스 문화도 다를터이다. 우리나라도 시골에 가면 시내버스가 아니라 군내버스가 다니는데, 이들은 내 경험으로 나름 시각을 지켰다. 배차 간격이 30분/45분/1시간 정도인데 지키지 않으면 군민들이 불편해서 살겠는가. 그러나 아직 시내버스는 그 정도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시내버스가 가는 길은 험난하니. 자가용도 많고 교통흐름을 도무지 알 수 없으니.


그래도 이만큼 우리 버스도 시민의 발로서 많이 성장했다.

[플러스]
버스 환승제도는 20년 전 유학 시절에 벌써 경험을 했다. 우리나라는 토큰을 사용하던 시절이었는데 유학을 갔던 나라의 도시는 이미 환승제를 하고 있었다. 버스카드를 사서 30분내에 무료 환승이 가능했다. 공부했던 도시가 아주 작은 대학도시여서 그것의 실천이 가능했다고 본다. 아, 여기서도 버스 시간표가 있었구나. 그 옛날에.

요즘은 수첩(책)대신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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