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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films

과학의 한계는 누가 정하는가: Gotham S4

by 전설s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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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한계는 누가 정하는가: Gotham S4]

시공간이 휜다는 것에 몰두하는 것과 인간을 도구화한 실험은 무언가 분명 다르긴 한데....(사진은 pixabay)

철학에서 자연과학이 분리되어 나올 때, 장미빛 전망이 있었을게다. 철학적으로 무장한 자연과학자들의 탄생이라니. 그리고 자연과학자들이 펼쳐 낼 무궁무진한 과학의 발전. 그 과학적 발견이 일구어 낼 찬란한 인간의 문화.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했고, 전쟁은 기술의 혁신을 전제로 한다. 기술이란 무엇인가? 과학의 사촌이 아니던가. 순수과학이 탄생하고 사촌 과학은 실제로 바로 응용되는 기술 혹은 응용과학으로 발전해 나간다. 응용과학은 그 목적이 실생활이나 전쟁 등의 특수 목적을 전제로 발전된 과학이다. 그러니 그 용도로 이용된다.


다시 말하면 응용과학은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가 합동으로 이루어 낸 산물이겠다. 이 들의 발전 방향은 정치 경제 영역의 결정권자의 의견이 반영된다. 반면에 순수과학은 순수하다는 그 자체만으로 과학자 자신에 맡겨져 있었다. 순수 과학의 발전을 토대로 응용과학의 발전이 또 이루어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지만 응용과학에 비해 순수과학은 비교적 정치적 논리와 경제적 논리로부터 자유롭게 활동해 왔다.


그러나 순수과학에도 어려움은 존재한다. 과학자의 순수한 호기심은 모든 분야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연을 이해하고 물리를 파악하려는 경향으로 진행이 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순수과학에서도 다루지 말아야 하는, 혹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존재해 왔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동기가 아무리 순수하다고 해도 그 실험 방식이나 결과물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배하거나 인간을 도구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을 하다 보면 그 물리적 궁금함을 이해하기 위하여 그 선을 넘을 일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바로 잡는 것이 철학의 힘이다. 정치영역에서 그 한계를 설정해 두어야 하고, 과학자를 길러내는 그 교육과정에 연구 윤리를 심어 놓아야 한다.


Gotham은 시즌1부터 5까지 발표되었는데, 상상과 현실을 뒤섞어 놓았다. 아직 가능하지도 않고, 이론적으로 그럴 듯한 과학의 세계를 교묘하게 마치 현실 가능한 듯이 묘사하면서 드라마를 이끌어 나간다. 모든 SF가 그런 경향성이 있다는 것은 인정을 한다. 그러나 2시간 내외의 러닝 타임을 가지는 영화 SF는 비현실적이지만 과학적이려고 매우 노력한 흔적도 있고, 짧아서 넘어가겠는데, 드라마는 길어서 자꾸 눈에 밟힌다. 더구나 Gotham은 완전 SF가 아닌데도 다루는 내용과 내용을 위한 사용하는 장치가 과학적 이해를 요구하기에 자꾸 거슬리는 것이다.


무엇이 가장 거슬리는가를 생각해 보았더니, 지극히 전설의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바로 [브레이크 없는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의 오/남용]이었던 것이다. Gotham은 혼돈의 도시다. 한마디로 말하면 도시의 모든 영역에 브레이크가 없다. 지하 시계는 지하 세계대로 약육강식이 그 기본 전제로 움직인다. 지상의 세계는 지하세계가 뿌려 놓은 부패로 점철되어 있다. 판사 검사 경찰 시장할 것 없이 모두 뇌물을 먹은 부패의 온상에서 자란 이들이다. 다만, 새로 부임해 온 군 경력의 형사 고든으로부터 모든 것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주 작은 틈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고든은 경찰 본연의 의무를 아는 깨끗한 행동파 형사였던 것이다. 원칙대로 움직이는.


그러나 시즌1부터 5을 통틀어, 이 도시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가가 탄생하기 전의 자신의 이익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극단적인 조치들이 각 그룹별로 행해진다. 심지어 의학을 포함한 과학을 하는 자들도 그 브레이크가 없다. 의사는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의학적 지식을 실험한다. 인간을 목적으로 대우하지 않는 것은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다. 인간을 그 중심에 놓아야 하는 의학에서조차 의사들조차 브레이크 없는 의학적 지식의 실험적 향연이 끝없이 황홀하게 진행되는 곳이 바로 이곳, Gotham이라는 도시이다.


의학 지식조차 인간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실험을 하는 마당에 과학적 발견은 당연히 각 그룹의 이익에 의하여 움직인다. 칼과 총과 폭탄과 폭력이 난무하는 "케이오스"의 도시. 과학도 의학도 정치도 모두 한계가 없다.


과학자는 호기심으로 대상과 대상의 물리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한계를 정해주지 않으면 호기심은 더 깊이 더 넓게 퍼져 나갈 수 있다. 인간이 그 한계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경지에까지 자기도 모르게 순수한 목적으로 전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과학 윤리 교육이 필요하고, 그래도 놓칠 수 있는 부분은 정치 영역에서 선을 그어 주어야 한다. 이 도시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두 나라가 그렇게 해야 한다.


공공의 영역이 파괴된 도시, 과학과 의학의 한계가 무너진 도시. 인간의 이기심이 최대에 이른 도시. 그런 도시 Gotham은 보는 내내 암울하다. 그런데 그 하나하나는 인간의 정신 영역의 어느 경계를 늘 비추어준다. 매 순간의 선택이 너무 너무 중요한 그 지점을 끊임없이 노출해준다. 어쩌다 한 번 노출하면 관찰자 즉 관람자가 경각심을 가질 것인데, 질릴 정도로 노출해 주는 드라마.

무겁고 어두운 인간의 내면과 무의식의 영역, 도덕과 교육이 무너진 정신영역, 인간 정신 그 자체의 동물성을 기저로 그러나 "일반적인 인간"이 승리를 끌어내는 무섭도록 인내를 요구하는 드라마.


인간은 항상 목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과학도 그 한계가 있다.
그 한계는 과학자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즉 정치가 정한다.
다만 그 한계는 언제든지 변화 가능하다.
역사는 친절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

이를 외쳐 줄 집단이나 제도가 필요하다 (사진은 pixaba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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