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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TRAVELS abroad

맥주잔 그리고 양주 든 초콜릿

by 전설s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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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잔과 양주 든 초콜릿]

다양한 맥주. 세심함에 보답하는 여러가지 맛과 풍미 (사진은 pixabay). 제일 중앙에 두벨맥주가 보인다. 알코올 도수 8 내지 9. 강한 맛. 

맥주를 왜 드시나?
아니 더울 째, 갈증 날 때 맥주보다 유익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보시오.

이것은 맥주를 사랑하는 가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 땀 뻘뻘 흘린 뒤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다른 음료를 초월한다. 맥주를 사랑할 만큼 맥주에 대한 지식이 없다. 그러므로 전설은 너를 사랑할 자격이 없다. 짝사랑이면 모를까.

유럽에서는 음식점에서 물을 주문해야 한다. 우리나라엔 입장하면 물부터 주고 다음이 진행되지만 유럽에서는 물을 주문해야 주니 갈증 날 때는 답답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물을 주문하면 시원하게 시원한 물을 준다. 공부하던 유럽의 그 나라에서도 음식점에서 물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보통의 술을 먹을 줄 아는 한국 사람이 같은 돈이면 물을 먹겠는가 맥주를 먹겠는가? 당연히 맥주다.

그래서 많이 먹기도 했지만, 친구들이랑 대화를 할 때도 커피가 아니라 맥주를 놓고 대화가 진행될 때도 많다. 오히려 집이나 직장에서 늘 커피를 물 마시듯이 접하니까 맥주를 놓고 대화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유럽 맥주의 특징은 물론 맛에 있다. 맥주를 만드는 효모의 종류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고, 맥주를 제조하는데 보리 이외의 재료를 쓰는 경우가 있어 원료로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제조방식이 비슷하니 통칭하여 맥주라고 부른다. 또한 맥주 발효 시 상층과 하층의 온도차로 인한 맛과 풍미가 달라서 라거와 에일 등으로 분류도 되고. 더하여 사용되는 보리를 얼마나 볶아서 시작했는지에 따라 맥주 색도 다양하다.

알고 보면 맥주도 종류와 제조방식과 원료와 사용되는 효모에 따라 종류가 많고 입맛이 섬세한 사람은 그 차이를 잘 알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마시면 더 행복한 음주(?)의 나날을 보낼 수 있다. 과일맛을 넣은 맥주까지 있었음은 물론이고 나아가서 알코올 도수가 매우 높은 맥주까지 있었다.

맥주의 본고장이라 다양한 맛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맥주 1잔을 놓고 그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눈 경험도 그 나라니까 가능할 것이다. 맥주 1잔을 놓고도 터피 1잔을 놓고 대화하는 시간만큼 대화가 가능했던 나라. 그러니 음식 먹을 대도 맥주. 커피 대신 맥주 놓고 대화하기, 오늘은 1잔하자 해서 맥주 마시기.

그런데 맥주의 종류와 맛과 알코올 도수와 향기 그리고 색깔들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맥주잔이라고 해야겠다. 맥주를 병재로 마시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엔 냅킨을 함께 준다. 그러면 병을 따서 입구를 냅킨으로 닦은 다음 쨍하고 부딪히면 우리의 음주가 시작된다.

다른 잔의 개성있는 맥주들(사진은 pixabay)



병째가 아닌 경우가 더 재미있다. 맥주 제조사가 만든 맥주잔. 다시 말하면 맥주와 맥주산이 한 세트로 온다. 후가르뎅은후가르뎅 잔에, 하이네켄은 하이네켄잔에, 스텔라는 스텔라 잔에, 두벨은 두벨잔에, 레페는 레페잔에, 기네스는 기네스잔에, 각 맥주는 자신의 맥주잔이 따로 있다. 회사마다 다른 모양의 맥주잔을 선보인다. 맥주잔이 좋아서 그 맥주를 마실 때도 있다. 전설은 후가르뎅 잔의 묵직한 무게를 좋아했다. 물론 맛은 더 좋다. OB맥주잔으로 모든 종류의 맥주를 마시는 우리나라와는 맥주 맛도 다르고 맥주 문화도 다르다.

하이라이트는 안주에 있다. 공짜 안주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맥주집에서 새우깡이나 쌀 튀기 등도 공짜 안주라 할 수도 있겠는데, 그 나라에서는 이런 공짜 안주는 없다. 알코올 도수가 보통 맥주의 경우 4-5도 정도인데 특별히 듀벨 맥주는 8도가 넘는다. 그래서 강한 느낌이 온다. 이 맥주를 시키면 땅콩이 함께 온다. 단, 땅콩은 볶아서 소금을 뿌린 듯한데, 여하한 짜다. 땅콩은 고소하고 자고 갈증 나고 맥주를 또 먹게 되고 또 먹게 되고.... 땅콩을 달라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맥주 추가하면 알아서 공급?해 줄 뿐이다.

포장지 하나없이 저 초콜릿이 쌓여 있는 가게 매대를 상상해보라. 그게 초콜릿 본고장의 맛이다(사진은 pixabay)


맥주와 초콜릿의 나라인데 초코렛은 어떨까?

수제 초코렛의 나라이다. 도시가 작으니 도시의 번화가도 아기자기하다. 초콜릿을 파는 집이 있는데, 온갖 종류의 온갖 모양의 초콜릿이 담겨 있다. 블랙 화이트의 색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모양, 셀 초콜릿이라고... 초콜릿 안에 뭔가 다른 것을 넣어서 만든 것 등. 종류가 한 50가지쯤 된다.

우리나라 테이크아웃 토스트 가게처럼 된 가게에 초콜릿이 종류별로 쭈욱 놓여 있다. 그러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담고 그 옆에 놓인 저울에 무게를 재면 가격이 나오고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이 가게엔 초콜릿을 담는 종이 상자가 있었는데 적당히 담으면 250그램/500그램/1킬로 정도가 되게 해 놓아서 적절히 담고 최종적으로 무게를 재게 해 놓았다.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덜어내고 어쩌고 하는 불필요한 활도이 줄게 되어 초보 소비자도 잘 할 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초콜릿을 베어 물었는데 술냄새가 나서 깜짝 놀랐다. 양주를 조금 넣은 초코렛도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 선물에는 시럽이나 아돈ㄷ, 혹은 과일맛이 든 초코렛을 골랐겠지. 맛보려고 온갖 종류를 다 샀더니 그런 일이. 그런데 놀랐지만 기분은 흡족했던 기억이 난다.

초콜릿은 뜨거운 커피와 먹으면 죽음의 맛을 준다. 초콜릿을 입안에서 녹여먹다가 커피가 들어가면 녹는 속도가 달라지면서 느낄 수 있는 맛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책상위의 지우개만한 초코렛을 입에 넣었다고 상상하라. 잠깐 먹다가 뜨거운 커피가 들어가는 거.

전용잔에 부어져서 더 맛이 나던 맥주.
입안 가득히 커피에 녹여지던 초콜릿.

행복한 추억이었다. 맥주를 마시던 펍들. 조그마한 초콜릿 가게. 모든 것이 그립구나. 심지어 수업시간도 그립다. 청강이 허용되었던 그 나라에서는 은퇴한 노신사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곤 했었는데. 나도 청강 수업 많이 들었다. 신학과에 가서.

(사진출처:pixabay)


[플러스]
티라미수 케이크를 좋아했는데, 이 케익은 굳이 불이 필요없이 만드는 케익이다. 굽는 과정이 없다. 생크림 사이사이에 스폰지형 케익이나 부순 비스켓들이 커피와 시럽과 함께 층을 만들어 주고 최종적으로 코코아가루를 듬뿍 뿌리면 마무리된다. 파티에 티라밋 케익을 만들어왔는데 커피와 시럽 대신 커피와 양주를 넣은...

파치니가 용서가 되었다. 어차피 1잔을 할 것이라서. 초콜릿에도 양주가 소량 들어갔던 이야기를 적다 보니 양주 들었던 티라미수 생각이 또 떠오른다.

어쨌거나 즐거운 시간들이었구나.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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