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도 job-sharing이 가능하지 않을까?]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자리 부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다른 분야는 차치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그 해결방법으로는 무엇을 가지고 있을까?
변호사 의사 약사 등등의 소위 말하는 전문직을 직업으로 우선하는 이유는 뭘까? 경제적인 부를 획득함에 있어서 유리하고, 조직의 수직관계를 경험하지 않아도 되고, 사회적인 위치도 안정되고, 독립적이고, 더하자면 정년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사회에 대한 봉사나 개인의 꿈의 실현 등은 일단 논하지 않겠다. 사적인 영역으로 일단 치부를 하겠다.
이런 전문분야의 한 영역에서 코로나 발생 이후에 일자리 부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일자리 부족이라...
다른 분야는 코로나 이전부터 일자리가 부족했다. 새삼 자기 분야의 일자리 부족을 걱정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스스로 제안하는 해결방법은 뭘까?
국가에서는 그 수요를 예측하고 면허증이나 자격증 허가 조건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입학자 수와 졸업자수도 막연히 늘일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을 잘 예측해서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물론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다.
얼마 전에 동기들 모임에서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캐나다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친구가 자신은 65세가 되면 은퇴를 하겠단다. 전문직들은 은퇴하기가 정말 쉽지가 않다. 은퇴시기를 조절하는 것도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65세에 은퇴하는 이유를 물으니, 자신은 더 일할 수 있지만, 자신이 은퇴를 하면 그 자리를 후배들이 물려 받게 되어 그들이 먹고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니 후배를 위한 양보라는 뜻을 내 비친다.
이런 훌륭한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내 친구라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정년 퇴직 나이가 되면 자동/강제 퇴직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노동법에 의해 만 60세가 퇴직연령이다. 퇴직 이후에 정년의 융통성이 있는 작은 회사에서 더 일하는 것은 별개로. 만 55세였던 것이 수명연장과 연금 수령시기 등을 고려하여 조정한 것이 만 60세이다. 그들이 퇴사를 해야 젊은 사람들이 입사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은 노동시장이 그것조차도 허락을 안 하고 있는 상태니 취업은 더욱 힘들다.
그렇다면 전문직은 왜 이런 양보 혹은 job sharing을 실현할 수 없는 것일까. 왜 당신은 65세쯤 되면 은퇴를 하려고 계획하지 않는가. 은퇴를 해주면 후배들이 그 뒤를 이어 또 생계를 영위하고 당신이 해 왔던 일을 사회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전문직이라도 빚이 있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계속 일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은 적절한 시기에 은퇴를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후배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나는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경제적 자유"를 획득한 전문직들을 의미한다. 인간 자체가 욕망의 덩어리들이라 "어느 정도"라는 것을 만족스럽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오늘 이 글을 통하여 그것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당신은 얼마를 소유하면 은퇴를 할 것입니까?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아실현이 중요하다구요? 사회적 역할을 실현하고 싶다고요?
사회적 역할은 후배들도 할 수 있고, 은퇴해서도 찾아보면 봉사할 일이 많습니다.
자아실현을 그 전문업종에서 꼭 하고 싶다고요?
후배가 경영하는 곳에서 "무료봉사"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그 시간에 후배는 쉴 수도, 볼 일을 볼 수도 있게 된다.. 하루 몇 시간 혹은 일주일에 하루. 정해서 자아실현이 가능한 봉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데 65세면 너무 이른 은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70세는 어떠한가.
나의 주장은 그것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측면을 고려해보라는 것이다. 국가가 할 일이 있고 우리가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다른 분야에는 만연한 일자리 부족을 이제야 느끼십니까?
은퇴라는 개념
퇴직이라는 개념
사회적 배려라는 개념
늙은이들이 은퇴를 해 주어야 젊은이들이 뜻을 펼칠 수 있다. 은퇴할 여건이 되면 전문직 종사자들도 미련 없이 자리를 후배들에게 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결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더 늘어나기는 힘든 일자리의 수를 놓고, 은퇴를 늦추면 그 전문성의 질이 점점 떨어지는 법이다. 또한 후배에게는 기회가 없어진다.
평준화되어 일반인들이 전문직 종사자를 더 편하게 부리는 세상이 올 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변호사처럼. 명함 들고 고객을 찾아 헤매는.
어쩌면 국가적 차원과 그리고 개인적 차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 혁명이 전문직의 일자리를 없애 버릴 날이 더 빨리 올 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판결을 하고, 왓슨이 진단을 하고, 인공지능이 조제를 하고.
미래는 미래에 걱정을 하고 현재는, 주어진 조건하에서 전문직 종사자 선배들의 깊은 숙고를 제안해 보는 바이다. 나는 어쩔까?
공개구혼/경제/정치/전문직/job sharing/잡 세어링/은퇴/퇴직/양보
[플러스]
처음 "잡세어링"이라는 용어가 대두되었을 때 노동계가 극심하게 반대했다. 기업-프렌들리 정책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었다. 임금을 줄이려는 의도가 의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업문제가 심각해지자 노동계는 일자리를 나누더라도 고정된 임금 체계 내에 노동자를 두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도 조금씩 수용해 왔던 듯하다. 굶어 죽는 것보다는 나누는 것이 더 인간적이기에. 대한민국에서 전문직은 예외가 되어 왔다. 그러나 영원히 예외가 될까? 그것이 나의 의문이자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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