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MEDITATION & books

Chatting(수다)의 소중함을 이제사

by 전설s 2021. 4. 15.
반응형

[Chatting(수다)의 중요함을 이제사]

 

 

(출처:pixabay)

 

 

오랜만에 후배를 만나 수다를 떨어보았다. 예전엔 수다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다의 중요성을 깨닫고는 수다를 싫어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원래 주제가 있는 모임이라도 1잔이 더해지면 나중에는 수다성 대화가 이어지기가 쉬운데 그날도 수다를 양껏 떨었다. 기분이 좋았다. 기분 좋은 수다라는 것의 의미는, 대화하고 귀가한 후에 스스로 대화를 곱씹어 볼 필요도 없고 또 다른  누군가가 곱씹어서 관계에 해악을 끼칠 일이 전혀 없다는 의미이다. 

 

그날도 수다를 떨어서 정신이 시원하다는 내 말에, 후배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비장하게 말한다. 

선배님. 인간이 주제없이 아무 생각 없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 없이, 나오는 데로 주절주절 말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스트레스의 90%는 날아갑니다. 그게 보통 누군지 아십니까?

누군데?

배우자. 아주 친하지 않아도 그렇게 주섬주섬 대화할 상대가 있는 게 중요합니다. 배우자가 아니라도 자주 만나는 사람 중에 있으면 되는데... 아무래도 배우자가 가장 쉽죠.

흐으으으으음!!! 

 

우리가 공부를 하면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작동을 하게 되는데, 단기에서 장기로 가는 때가 수면 중에 일어난다. 또한 뇌는 불필요한 기억들을 없애고 청소하고 중요하고 자주 등장하는 것들을 장기기억으로 보내면서 밤새 말끔히 뇌신경회로를 정리한다. 그래서 수면 자체가 중요하고 질도 따지게 된다. 

 

그러면 수다란 무엇인가. 정신 긴장의 해소이다. 뇌신경회로망에 빡빡하게 쌓여있던 것들이 수다를 통해 빠져나가고 정돈되는 것이다. 말을 하는 와중에 엉킴이 정리되고 불필요한 것은 절로 배설이 되어버림으로써 정신으로서는 다소 홀가분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주제가 있는 모임은 그 주제에 대하여 생각을 하고 간다. 생소한 주제는 공부를 하고 가기도 한다. 그래서 배우기도 하고 가르치기도 한다. 새로움은 넣고, 아는 것은 나누는 공간이 된다. 한마디 한마디가 주의 깊게 말해져야 모임이 더 정확하고 풍성해진다. 정신적으로 긴장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수다는 주제가 있는 모임과는 차원이 다르다. 준비할 것이 없다. 다만, 마음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 수다의 내용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을 사람. 이 수다의 내용이 이상해서 곱씹어 볼 필요가 없는 사람. 이상하면 바로바로 해소가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나 모임이 있으면 만사형통이다. 

 

수다를 떨면서 까르륵 웃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수다만으로도 이미 좋은데 웃음까지 있다면야. 

 

오늘도 눈 쫑긋 귀 쫑긋 수다를 떨 사람을 기다린다. 삶은 수다를 잘 떨수 있으면 이미 족한 것이 된다. 

 

 

이미 행복한 사람들.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그 시간이 중요하다. (출처:pixabay)

 

비공개구혼/전설/문화/수다/주제가 있는 모임/배우자/수다 친구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