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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서시에 이런 구절이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 시집의 첫 장에 나오는 시.
그래서 서문을 대신한다.
하여, 서시이다.
버스승강장에 이 시가 붙은 지 오래되었는데, 비 오는 날 문득 다시 읽어보다가 깜짝 놀랐다. 전문을 다 외운 시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올시다.
어. 머. 나.!!!
우리 정여사 병원에 계실 때, 아침마다 눈을 뜨면 이 시가 떠오르거나 주기도문의 앞 구절이 떠올랐다. 주기도문이 길어서 앞 구절만 기억한다. 이 시의 길이만큼.
서시도 주기도문도 똑같이 시작이 :하늘:이라서 선택되었을 것이다. 최초에 왜 이 두 개가 선택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평소에도 이 둘은 머릿속을 맴도는 시작 단어였다.
지상에서의 삶이 시들어가는 정여사의 다음 주소지가 하늘로 시작될 것이라 미리 연습했을까?
주기도문 그렇다 치고, 서시는 전체를 다 외운 걸로 알았는데, 한 문장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 것이 내가 외우고 있었던 서시. 시작이 "죽는 날까지" 였어. 그리고 하늘을...
또 하나는, 마지막 구절 앞의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통째로 낯설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준 길을 걸어가야겠다. 이 중요한 걸 잊다니... 하여, 시를 음미하기도 하고, 실제로 내 삶에 응용하기로 한다.
시작하는 오늘의 첫 단어: 하늘에 계신...하늘을 우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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