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사와의 마지막 순간을 놓치다:엄마 미안해!!!]
유학 시절에 종교학을 공부하던 친구가 그랬다. 자기들 종교에서는 누군가 사망하면 3일 정도는 그 혼이 떠나지 않고 있다고 믿고서, 가족 친지 친구 지인들이 부지런히 와서 인사를 한다고. 그 몸 옆에서.
우리도 3일장을 치르는 것을 보면 그런 맥락들이 알게 모르게 이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입관도 사망 후 적어도 24시간 후에 하는 것이 관례이고 보면 숨은 멎어도 그 영혼이 더 머무른다는 뜻이다. 귀가 제일 마지막에 닫힌다고 할 말을 다 하라고도 한다.
우리 정여사 장례를 치르면서 가슴 아픈 게 있다.
하나는, 사망 선고 후에 장례 준비 절차를 할 사람이 본인 뿐이라 급히 서두른다고, 고요히 앉아서 몸을 떠난 정여사의 영혼을 위로하고 이별을 하지 못했다. 고요히 몇 분이라도 더 이별의 시간을 가져야 해야 했는데. 육체를 떠난 정영사와!!! 5일장 정도는 되어야 뭔가 여유가 있는데 3일장을 하려니 번갯불에 콩을 볶아야 했다.
또 하나는, 아무리 몇 시간을 손 잡고 있다가 귀가를 하고 다시 왔지만, 인사를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데, 곧장 안치실로 보내야 했던 것이 아프다. 따뜻한 육체가 완전히 그 따스함을 잃고 나서 안치실 차가운 곳에 갇혔을까.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입관이 너무 빠르다는 것. 이미 안치실에서 몸이 식어 버렸지만, 가끔 돌아오는 분들도 있을 터인데 원천 봉쇄 아닌가. 차갑게 보관하지 않는 겨울이라도, 24시간 후 입관 시간을 봇 지키는 경우가 많아서, 혹시 아직 살진 않았을까 싶어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이다.
고요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 것. 몸 옆에 서 있었을지도 모르는 정여사의 영혼에게 다정하게 이별 인사를 못한 것이 가슴에 너무 남는다. 흰 장막을 더 늦게 쳐도 되었을 것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누군가 자연사하는 것을 보면 문득문득 떠오른다. 엄마!!! 미안해!!! 그날 그야말로 쓸데없이 내가 바쁘고 서둘렀네!!!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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