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의 부고는 마음을 더 잔잔하게 한다]
어르신들이 다리나 허리 수술을 하게 되면 인생의 고비가 온다. 수술 그 자체보다, 수술의 회복과정이 회복이 아니라 몸을 더 약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친구의 어머니는 나이가 90세를 넘기셨으니 지병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수술 후 회복과정의 어쩔 수 없는 근육약화가 마지막 길로 인도하지 않았을까 싶다. 문상을 가서 그 이유를 알겠지만, 그렇게 약해지면, 모든 다른 합병증들이 무대에 등장할 준비를 하고 있게 된다.
7월 내내 장마라고 했는데, 올해는 가뭄장마가 아니가 비가 제법 있는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간헐적으로 맑은 날이 있다가 어젯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내낸 온다고 했는데, 지금은 흐림이다. 문상 갈 시간이 되면 비가 다시 올지도 모르겠다.
몇몇 멀리사는 친구들이 문상을 오겠다고 하는 시간에 맞추어 문상을 갈 예정이다. 어제는 결혼식 오늘은 장례식이다. 결혼식은 딱 그 시간에 가서 축하를 해야 하는데, 장례식은 3 내지 5일을 잡으니, 축하보다는 문상이 더 중요한 관혼상제임에 틀림없다. 혹은 결혼은 우리의 선택이지만, 생로병사는 인간의 선택이 아니니, 작별의 시간을 더 주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통화로, 위기가 몇 번 왔다고 했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겠지만, 장례기간은 번갯불에 콩 볶이 먹듯 지난 갈 것이다. 명복을 빌어 드린다.
흐린 날의 부고는 마음을 더 잔잔하게 한다.
Now, where am I?
고비마다 달랐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정여사와 자녀들의 사별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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