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돈수 돈오점수 정혜쌍수]
돈오점수는 인간이 자신의 본성과 삶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려고 노력하면서 지혜를 쌓아가는, 동시적 느낌의 불교 수행법이라고 한다면, 정혜쌍수는 명상이나 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후에 다음 행보로 지혜를 쌓아가는 것을 강조하는 수행법이라 알려져 있다. 그나마 돈오점수와 정혜쌍수 정도를 겨우 이해를 하고 있는 정도인데 느닷없이 돈오돈수를 만났다.
그렇다면 돈오돈수는 또 무엇인가? 단박에 깨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깨달았다는 것은 깨달은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지혜를 갈구할 일도 없이 그냥 깨달았다는 것이다. 단박에 깨고 더 이상의 수행조차 필요가 없는 깨달음 정도라고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끝없이 지혜를 갈구해도 결단코 깨달음이 없는 상태의 반대 상황은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보니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일은 얼마나 허다한가.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이 깨닫고자 노력하나 깨치치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 아니던가.
돈오점수는 지눌대사의 수행법이고, 정혜쌍수는 의천대사가 주장하는 깨달음에 이르는 법인데, 돈오돈수는 현대에 와서 성철 스님이 주장을 했다고 한다. 생각을 해 보면, 이론적으로는 돈오돈수가 가장 깨달음을 잘 설명한 것이 아닌가 한다. 깨달았다면 그냥 깨달은 것으로 끝인 것이지 거기에 또 지혜를 구하는 후행 작업이 왜 필요한가?
확실하게 깨닫는 것과 지혜가 풍부한 것과 지식이 많은 것에는 차이가 있다.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지혜가 아무리 쌓인 들, 깨우침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격물치지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그 말속에는 지혜를 갈구하여 하나를 깨치게 되면 다른 것에도 훤히 열린다는 뜻이 아닌가. 그러나 격물치지도 결론적으로는 돈오점수와 유사한 과정이 아닌가. 지혜를 쌓다 보니 깨침. 지혜를 쌓는 목적이 깨침에 위한 목적이었다면 말이다.
결론적으로, 돈오돈수가 최고이다. 그러나 돈오돈수가 되기 위해서, 돈오점수를 하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혹은 정혜쌍수를 하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깨침이 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일반인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불현듯 깨치기가 쉽겠는가. 불가능하다거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확률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돈오돈수하면 최고의 복이다. 그게 아니라면 돈우점수나 정혜쌍수로 한 계단씩 한 계단씩 전진하는 수밖에 없다. 돈오돈수의 행운아가 된다면, 그냥 살아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겠고, 깨달은 자로서 후학이나 다른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면, 더 바르고 빠르고 올바른 도우미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점수와 지혜를 더 쌓는 과정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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