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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정여사의 하루는 모닝 콜로 시작되는 것일까?

by 전설s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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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사의 하루는 모닝 콜로 시작되는 것일까?]

 

 

한번씩 오는 파도가 결국은 물결을 만들어 내듯이 모닝콜도 뇌에 자기의 길을 내는 것일까



정여사가 입원한 날로부터 매일 출근 전 아침 전화를 한다. 모닝콜은 깨우는 것이 목적이지만 나의 아침 전화는 그날의 안부 인사였다. 밤새 불편은 없었는지 아침식사는 잘하셨는지를 여쭙고 수다와 잡담이 등장한다. 그러고 나서 출근하면 하루가 상쾌하다. 그 이후의 전화는 무슨 내용이라도 상관없는 무료한 침상 생활의 일탈이 되겠다.


아침 전화 즉 모닝 콜은 정여사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병원을 벗어나는, 몸은 정박해 있어도 영혼은 벗어날 수 있는 통로였을까? 아침과 간헐적으로 걸려오는 그 이후의 전화들이 다 그런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100일을 아침마다 전화를 드리다가 4월부터 작전을 바꾸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전화를 안 해보기로. 아침의 딱 그 시간이  아니라 오후쯤 슬쩍하기로. 


오늘 달력을 본다. 정여사에게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는 착상 달력이다. 집에 안 계시고 병원에 계셔도 기록할 내용들이 있다. 당연히 정여사가 blackout 되어 전화가 온 날짜에도 메모가 되어 있다. (보통은 내가 전화를 하고 정여사는 하지 않는데, blackout이 되면 다른 사람에게 걸어달라고 해서 전화가 온다. 자발적으로) 월별로 넘겨보다가 알아 차린 것이 있다. 

 
아!!!!!
신기하게도 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비록 단기 기억이 없어 아침의 전화를 기억을 하지 못해도 정여사가 소환하지 않는 뇌의 영역에서는 이 모닝콜이라는 데이터를 소중히 다루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모닝콜(아침마다 우리가 대화하는)이라는 항목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지, 혹은 우리가 나눈 대화의 잔상들이 남아 있는지 여하한 콕 찝어서 대화의 시각이나 내용은 기억해서 말할 수 없을지라도 뇌의 전체 영역에서는 소중한 데이터로 취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을 해 본다. 가능하다. 뇌의 신비가 그것이 아니던가. 사용하지 않는 영역, 우리가 모르는 기능의 영역들이 얼마나 많은가. 
 
 
정신이 번쩍 들면서 토요일과 일요일 심지어 공휴일에도 모닝콜을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지 않을 수 없다. 관찰과 기록은 이런 차이를 알게 한다.  모닝콜로 하는 10분 정도의 대화로 정여사의 하루가 시작되고 그 하루가 더 의미가 있고 그 하루를 버텨내시는 것이었구나. 그런 소중한 것을 토요일과 일요일엔 하지 말아 보자고 실험을 하다니...
 
 
모닝콜이 정여사의 심리적 안정에 기여를 할 수도 있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릴 수 있었으니, 한 달간의 불효는 스스로 면죄의 기회를 준다. 정여사님 스스로 용서를 받아도 되겠소이까? 용서하렵니다. 앞으로 더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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