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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카네이션]
꽃을 좋아하는 정여사는 카네이션도 말라서 둘 수 없을 때까지 눈으로 즐기시는 분이다. 한 송이 달랑 사면 오히려 빨리 시들까 봐 흙에 심겨 있는 카네이션을 샀다. 서 너 개는 만개하고 서 너 개는 반쯤 개화한 나머지 대여섯 개는 아직 봉우리인 것을 샀다. 한 일주일 이상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작은 화분형 카네이션을 샀다. 단기기억이 되지 않는 정여사가 볼 때마다 알 수 있게 커다랗게 글도 써서 부친다.
아뿔싸 사고나서 문득 의문이 든다. 병원은 위생상의 문제로 화분에 꽂거나 스펀지 위에 꽂힌 것만 반입을 하고 화분형은 흙이 있어서 아예 반입이 안 되는 것은 아닐까. 다행히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다면 개인공간에 두어 둘 수 있다는 말에 반가웠다.
이주일이 지나고, 이제 꽃도 만개했을 것이고 어쩌면 시들기 시작했을 지도 모르고, 병실의 좁은 공간에 계속 두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다 싶어서 회수를 하려고 보니, 안타깝게도 어버이 다음 날 바로 처분이 되었다는 슬픈 소식을 듣는다. 그럴 줄 알았으면 그 이튿날 바로 가져와서 집에서 나라도 정여사 생각하면서 더 만개하는 것을 볼 걸.
참고해서 내년엔 하루만 즐겨도 되는 만개한 카네이션으로 준비를 해야겠구나. 어쩌면 빨간 장미도 곱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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