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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scenes

인물과 제도, 머시 중헌가: 의천도룡기 (2019)

by 전설s 202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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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물과 제도, 머시 중헌가 : 의천도룡기 (2019)]


후배는 인물보다도 제도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인물이 아무리 좋아도 국가나 사회 혹은 집단 전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바로 서야 한다고 주장을 폈다. 전설은 제도보다도 인물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을 했다. 여기서 제도는 제도이고 인물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아는 사람"이라고 해 두자.


훌륭한 제도를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단점이 없는 제도는 없는 것이라서 결국 그것을 운영하는 인물(혹은 지도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전설의 주장이고, 인물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나 제도가 뒷받침해 주지 못하면 그것이 영속적으로 활용될 수가 없기에 제도가 먼저라는 것이 후배의 지론이었다.


무협드라마인 의천도룡기에서 정통 무림 9대 정통 문파와 9대 문파에서 파생되거나 새롭게 스스로 문파라 칭하는 사파들이 혼재해서 등장을 하게 된다. 원나라의 실정과 폭정에 맞서서 약하고 헐벗은 백성들을 위하여 결국은 명의 건국을 돕게 되는 긴 여정에서, 정파와 사파는 태평성세에는 날카롭게 구분하였을 그들의 차이를 뛰어넘고 합세한다. 사파의 무리에서 인물인가 제도인가 하는 문제가 다루어진다. 물론 난세가 그런 일목요연함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나 훌륭한 리더를 잃은 제도는 그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리더를 제대초 추대하는 순간 죽어있던 제도들이 다 살아나면서 규율이 형성되고 사람들은 그 규율과 규칙을 기분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인물이 일단 존재해야 할까. 아니 제대로 된 판단 능력과 실천을 겸비하여 타의 모범이 될 인간이 먼저 여야할까. 뛰어 난 인물(지도자)이 없어도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제도가 먼저 정비되어야 할까. 달걀이 먼저일까. 닭이 먼저일까.


부족 국가의 시대에는 인물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직접 민주주의가 행해질 수 있었던 아테네에서는 인물의 중요성이 더 대두될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하면 인구가 적을수록,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하에서는 인물이 더 중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대의제도가 실시될 정도의 인구수가 되면 이제는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없는 많은 인구를 통치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매우 중요해진다. 한 인간의 영향력이 모두에게 미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고 살다보니 후배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소규모 집단이 아닌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면 제도의 정비에 무게가 실린다. 훌륭한 리더가 있으면 더 좋고, 없더라도 그 제도의 힘으로 현상유지는 해야 하니 말이다. (2021년 5월 현재의 우리나라의 경험으로는 훌륭한 제도에도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인물은 오고 간다. 인간의 삶이 영원하지 않고, 임기가 또 정해져 있으니 인물만으로 버티기는 힘들다. 그래서 제도를 잘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 되었다.

자연의 법칙은 인간따위의 의견에 상관없이 도도하게 이루어지건만, 인간의 제도는 운영하는 자에 따라 그토록 달라져야 하나...(사진은 pixaba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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