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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films

남아일언중천금: 사조영웅전의 키워드

by 전설s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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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아일언 중천금 (男兒一言重千金): 사조영웅전의 키워드]


사조영웅전을 꿰뚫는 핵심은 뭘까? 무림고수들은 은혜는 반드시 갚고 복수도 반드시 한다. 또한 대의를 위하여 무술을 사용한다. 개인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는 은혜와 복수를 위해서이고 그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무림고수들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이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문파의 안녕이다. 물론 외국과의 전쟁이 없을 경우에 그러하다. 일단 난세라 국가나 백성을 위한 대의가 먼저 서면 은혜와 원한은 뒤로 물리고 전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게 아니라 평화시의 그들은 은혜와 원수에 대한 복수로 움직인다.


소중한 것 즉 가족과 문파를 지키고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한 가치이고 이를 지탱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말"이다. 그들은 말로 한 약속은 죽음을 불사하고 지킨다. 한마디로 남아일언 중천금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져 있다. [무림인이 한번 지키겠다고 약속한 말은 천금보다 더한 무게를 지닌다]는 것이다. 미국인처럼 1달러에 새겨진 조지 워싱턴을 들먹이지 않고, 크리스천처럼 성경에 손을 올려놓고 맹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무림인들은 천지신명을 두고 맹세를 하고 그것은 목숨과 같은 무게와 가치를 지닌다.


한 사람의 무림인만 남아일언중천금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아니 모든 무림인들이 그것을 지키는 것을 요구하고 자신에게 불리하더라도 신의를 위해 불이익을 수용한다. 무림인들은 자신들이 한 말을 지키고 지키게 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처리한다. 이것은 악인으로 등장하는 이들도 지키는 게 신기한 일이다. 악인 역을 하는 자들은 목적이 악을 지향하는 것이지 신의를 지키고 말로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은 유사하다.


남아일언 중천금을 가장 잘 지키는 중원의 사람들은 선비가 아니라 무림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들의 "말의 중요성" 특히 입 밖으로 발화된 말의 엄격함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선비들이야 초야에 묻혀 살면 모를까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 때로 중천금이 되지 못할 때도 있는데 그런 정치영역에 있지 않은 무림인들의 중심에는 "내뱉은 말은 지킨다" "맹세한 것은 지킨다"는 것이 처절하게 몸에 배어 있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철 모를 시절이나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 부당하게 행한 약속이나 맹세가 그 걸림돌일 때가 많다. 우리 대한민국의 문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무리 중국문화권이라지만 무림파가 자생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좀 생소한 걸림돌이다. 우리도 남아일언 중천금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중원의 무림인들처럼 그 말의 무게가 무겁지는 않은 듯하다.


신기한 무림의 세계다. 말로 모든 것을 해치우다니. 말이 처음이고 다음이 무술겨루기이고 다음은 그 결과에 대한 승복. 맺고 끊음이 분명한 그들. 중국 영화의 재미가 이것저것 상당하다.

천지신명을 증인으로 맹세를 하면 빠져 나갈 도리가 있겠는가. (천지신명: 하늘과 땅을 주재하는 모든 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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