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관심 갖지 않아도 제 갈 길을 가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아도 제 갈 길을 가다]

 

옹벽이다.

하늘로 향하다가 중간을 잠시 잎도 내어보고.

비록 여기서 이렇게 시작하지만

시멘트 옹벽인데, 콩알만 한 틈이 있었나 보다.
그 구멍으로 광명 찾아 나온 줄기의 저 찬란한 시도의 결과를 보아라!!!


하늘로 향다가 중간에 잎도 좀 내어주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갔다.


햇빛을 당당하게 오랫동안 바로 맞을 수 있는 곳까지.

너는 도대체 시작이 어디인가. 시멘트 벽의 그 작은 틈.

이는 벽을 그냥 이용할 뿐이다. 모서리에서 시작했네.

위 석장의 사진은 사람키 두 배가 넘는  옹벽인데 반하여,

아래 두 장의 사진은 사람 한 키 정도의 시멘트벽이다. 그 아래 끝에는 물구멍이 지름 1cm 정도인데 그 구멍을 출구로 삼아 제 갈 길을 간 나무들.


옹벽의 수로 사이로 삐져나오기 시작한 나무들이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이면 더 눈에 띈다.


벽을 노랑으로 칠해서 내 눈에는 작품이지만,  아무도 관심 없다.


거리의 가로수나 꽃나무들은 공무원, 정원사나 조경사의 관리도 받지만, 이런 곳의 나무들은 오로지 자연에만 의존한다. 아무도 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자연을 벗 삼아, 제 갈 길을 열심히 가는 사랑스러운 생명체이다. 나도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