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 카르노사의 자태]
직장 동료가 와서 호야가 꽃 피운 것을 보았냐고 했다. 아니. 감상하러 갔다. 혼자보기 너무 아까운 자태이다.
저 호야가 튼튼하게 자랐을 때, 동료가 가지를 수중재배 한 달 정도 하다가 뿌리를 내리자, 화분에 심어서 다시 한 달을 안정화시켜서 준 호야가 우리 집에 있다. 우리 집에서는 꽃과 나무가 잘 자라지 않아서 노심초사하였으나 한 달쯤 지나니 나뭇잎이 제법 단단해졌다. 지금도 그 단단함을 유지 중이다.
호야는 매우 단단한 잎을 가졌다. 하늘 하늘 야들야들 한 느낌이 전혀 아니다. 묵중하고 중후하고 두껍고 단단한 잎을 선보인다. 그게 정상적인 상태이다. 어른 잎은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아직 몇 달째 적응 중인데, 회사에서는 꽃을 피웠다.
줄기가 길어 창 가에 고정을 해 두었는데, 사이가 좁고 튼튼한 우산살같이 자리를 잡은 꽃이 피었다. 고개를 숙인 모습이 수줍기 그지 없는데,
아뿔싸!!!
고개를 일부러 들게 하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가만히 보아야 할 것인데, 슬며시 그 꽃잎에 손을 대어보고서는 더 깜짝 놀란다.
호야는 잎만 그렇게 묵중하고 단단한 것이 아니었다. 꽃이 저렇게 연분홍으로 섬세한 빛깔인데, 그 촉감은 너무도 인상과 다르다. 잎처럼 단단하지 그지없다. 며칠 전 호접란의 하늘거림을 기억하고 있던 내 손은 너무나 깜짝 놀랐다. 꽃이 이렇게 단단할 수가. 마치 아크릴로 만든 인공 꽃도 아니고...
세상은 넓고
모르는 것은 너무나 많구나.
호야는 잎도 꽃도 중후하다. 예쁜 꽃 피워 올려줘서 감사하다. 우리 집의 호야도 언젠가 저렇게 자연스럽게 꽃을 피울까? 진지하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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