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면 해결 하자: "정신 승리"도 이용]
계획을 세운다는 것, 그 실현을 위해 준비하는 일. 실천하는 일 그래서 성취하는 것. 참 좋은 스케줄이다. 그렇게 살아왔다. 오늘 할 이야기는 그런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소하게 내 가방에 매일 챙겨 넣은 사소한 물품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방에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필요한 것들을 넣어 다녔다. 그러다가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그 큰 가방을 최소화하여 며칠 지낸다. 처음에는 가방 안의 것들을 꺼내어서 가볍게 했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 이제 아예 간소한 가방으로 대체를 해 버린다. 그래서 또 정신이 여유로워지면 하나씩 물건이 가방에 또 쌓이게 된다. 그러다가 원래 그 가방으로.
작은 가방은 이런 마음으로 준비한다. 내가 살던 집에, 회사에 존재하는 나에게 속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고 할 때, "이것만은 내가 좀 필요할 듯해"라고 판단되는 것 한 두 개.
큰 가방의 물건의 역할은 정말 제 기능을 위해 필요한 것과,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다는 것에서 오는 정신 생활의 편안함이다. 준비한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니, 그렇게 자유롭게 나를 편안하게 하던 그 물건들이 정말 자주 소용이 되지 않아서, 없어도 되겠지 하면서 가볍게 나온 날에, 가끔 필요성을 느낀다는 것. 그러나 필요성을 느끼면 뭐 하나 이미 가져오지 않은 것을.
지금의 결론은, 늘 가지고 다니는데 쓸 일이 없어서 두고 온 날만 필요성이 생기는 그 물건들. 아예 가져다니지 않기로 한다. 그러면 그런 준비성이 주던 자유와 평안함은 어찌하냐고? 정신 승리의 기조로 하면 된다. 내 가방에 있다고 여기면 있는 것이 된다. 있지만 굳이 꺼내어 사용 않는 경우도 많았음을 경험적으로 아니까 일단 정신 승리의 기조로 가보자.
준비성이 주었던 자유나, 현물없이 정신으로 있다고 생각하여 얻은 자유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또한 닥쳐서 해결하면 해결되지 않을 일이 없다. 그동안 너무 조신하게 살았던 것이다. 부족해도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는 데 말이다. 굳이 준비 말고 닥치면 해결하자는 정신으로 올해를 살아 볼 작정이다. 정신 승리의 기조로!!! 특정 음식을 위해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냉장고 있는 것으로 어떻게 하건 요리를 해서 음식을 내놓겠다는 뜻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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