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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UREKA/HEALTH & body

건강보험 정기검진: 세월따라 약해진 마음

by 전설s 2023.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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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정기검진: 세월따라 약해진 마음]

대기하는 동안 혈압을 재본다. 최고혈압이 124이로구나. 최저혈압은 기계로 측정되지 않아 간호사가 늘 다시 재곤했는데 올해엔 기계로 가능....으음.



홀수 해엔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정기검진을 해 드려야한다. 나는 2년마다 해야 하는 직종에서 근무한다. 별 불편한 것은 없지만 피와 소변 검사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넓은 마음으로 검사를 하러 간다. 2년마다 하는 것도 귀찮더니 나이를 먹으니 귀찮지 않아졌다는 것이 올해의 수확이다. 해마다도 하겠어!!!


위내시경을 수면으로 하지 않는다. 보호자 동반도 불편했지만 불수의근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마인드 컨트롤을 시험하는 기분 그리고  불수의근과 맞짱 뜨는 느낌이랄까. 인체의 신비와 만나는 기분이랄까.

위 내시경을 했는데, 조직을 떼 내고 있다. 수면이 아니니 내가 다 듣고 있는데, 앗앗 하면서 떼 낸다.  2곳을? 생각하면서 다시 심호흡을 한다. 의사가 아아 하며서 스스로 안심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가벼워졌지만 여하한 조직이 잘려 나갔다.

결과 보고 가세요.
2주 후에 집으로 결과지를 날려 보낼 것이지만 보고 가란다. 나도 궁금하다 내 조직.

생검한 조직은 냉동절편검사를 하지 않는 한 지금 바로 결과를 볼 수는 없다. 나중에 결과가 나오는 것을 알지만 육안검사의 소견은 들을 수 있다.

진료대기실에서 처음으로 "나의 질병"을 생각한다.

이 나이부터는  질병은 두려운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동행을 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제 나도 몸 어딘가가 고장이 날때가 되지 않았는가! 사고나 급성으로 나타나는 것 외의 내부 질환. 세월따라 축적되는 그런 숨어있는 병적 상태를 말한다. 그 것은 내가 선택한 생활 방식의 결과물이긴 하지만 내가 감지하거나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것. 물론 잘 살아서 아무 일 없는 것도 복된 삶이라는 것을 인정해도..


10년 전 쯤에, 비수면 내시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꾁꾁거리며 겨우  검사를 마쳤는데, 간호사가 조직을 떼어 내었다 하여, 검사를 해야 한단다. 버럭 화를 내며 비수면인데 허락없이 조직을 뗐다고 신경질내면서 조직검사를 거부한다고 했었다. 젊은 객기였을까. 지금처럼 그 때도 분명 사전에 싸인을 했을 텐데....여하한 허락없는 조직검사를 거부했는데 오늘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유가 있겠지.


그래서 이상이 있으면 겸허한 마음으로 치료를 시작하자 하는데....


의사: 약 드시죠?
전설: 아니요
의사: 의아해서 조직을 2개를 뗐는데 떼고 보니 이게......먹는 약 있으신데요.
전설: 으음.....아마도 영양제...
의사: 봐요. 있으시잖아요.
(영양제도 약의 범주에 속하는가?를 토론하고 싶었으나....영양제의 정의도 해야하고...에잇 넘어가자))
의사: 사람마다 다른데 영양제 중에 자신과 안 맞는 게 있어요. 위를 자극하니 드시지 마세요.
전설: 고려할께요.

의사: 조직을 떼고보니 약 자극이라.. 그래도 조직 검사를 해두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일주일 후에 결과 보세요. 조직 뗐으니 일주일분 약도 고마 드세요.


이미 떼 놓은 조직도 검사를 거부하던 과거의 기억이 있지만 이제 나이가 드니, 나를 위해 생검했으니 결과를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보자 하는 느긋한 마음의 소유자가 된다. 그러다 어쩌다 진짜 조기발견이라는 횡재가 있을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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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또 한 검진 시즌이 마무리된다. 심장 초음파는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이 되었고, 위험인자라 모니터링을 자주 해야한다고 노래를 부르던 지질관련검사는 4년에 한 번으로 변경이 되었다. 유로로 하면서 선택을 하게 하는 항목을 넣는 게 옳다.


국가검진이 점점 늘어나야 하는데 축소되고 있는 느낌이다. 사보험을 들어서 각자 도생하는 게이스가 많아서 슬글슬금 후퇴하는 것일까. 국가는 질병의 연구와 치료에도 노력해야 하지만 예방에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함에도 안타깝다. 내 경우처럼 사보험 없고 정말 병원 갈 일없는 사람은 이런 정기검진이 참 고마운데...

나이들어 약해진 마음을 들여 다 본 건강검진이었다. 아직 건강하단다. 검사 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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