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슬픔인가 기쁨인가: 생사 대나무의 조우를 보는 불편함]
대나무가 길이를 뽐내면서 하늘을 향해 끝없이 오른다. 점점 굵어지고 색은 더 짙어질 것이다. 성장과 유지가 그들의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참 아름답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편하게 다니게 인도를 만들고 인도와 대나무 숲을 구분해 놓은 담이 있다. 디자인도 공모를 해서 무슨 무슨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을 해 놓았다. 그런데 보는 나는 마음이 불편하다. 대나무로써의 쓰임새가 담을 만드는 재료일 뿐이겠으나, 하필 生대나무와 死대나무를 이토록 극명하게 모아 두었을까 싶다. 이 길엔 대나무를 재료로 한 설치물들이 꽤 있었다. 그 모든 설치물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다른 공간에서 사용되었으면 더 빛났을지도 모르는 대나무라는 소재. 재료. 生대나무 옆에서 死대나무는 행복했을까. 그 반대는. 生대나무는 자신의 미래일지도 모를 그 쓰임새에 행복했을까. 이런 조합이 불편한 사람이 나 혼자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린다.
반응형
'SERENDIPITY > TRIP domest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년 마지막 외출은 태백산 (1) | 2023.12.31 |
---|---|
올해 못 본 황매산 철쭉: 설마 버킷리스트로? (0) | 2023.06.25 |
알루미늄 매트가 아니라 안락의자: 달라진 야외 놀이 용품 (0) | 2023.04.20 |
평상이 연출하는 더 정겨운 공원 쉼터 (0) | 2023.04.20 |
파도 소리와 수평선으로 만나는 명상의 시간 (0) | 2023.04.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