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오는 소리: 재래시장의 북적임으로부터]
추석이 너무 빨리 찾아왔다. 10월 정도에 익숙한데 9월 중순이라니 마음이 바쁘다. 코로나로 인하여 차례가 더욱더 간소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은 바쁘다.
예전엔 제사상 준비로 바빴던 마음이라면 이제는 가족들이 명절 기간 동안 머물면서 먹을 먹거리로 마음이 바빠진다. 제사를 간소화하니 먹을 게 없고 반찬을 오히려 준비하는 이런 꼬인 상황이 연출된다.
바쁨의 내용은 그렇게 변하고 있다. 이런 바쁨은 언제 눈치채는가? 바로 재래시장의 소란스러움이다. 희한하게도 추석이나 설날 한 달 전부터 어수선해지기 시작한다. 매일 퇴근 후에 재래시장을 가로질러 환승을 한다. 가다가 찬거리를 사다 보니 이제 일상이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재래 시장이 술렁인다. 뭔가 어수선 해진다. 부산함이 느껴진다. 처음엔 몰랐다. 몇 년 전엔 몰랐다. 예전에 정여사의 포터로 와서 늘 부산할 때여서 평소와 분위기를 몰랐다. 이제는 평일의 분위기를 아니까 명절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재래시장의 변화를 통해 느낀다.
잊고 있다가 문득 이 어수선함의 정체가 뭔가 하고 생각을 멈추면 추석이나 설날 버티고 있다는 것을 이제 안다. 한 여름 더위가 덜 가신 순간부터 재래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명절이 온 것이다. 준비가 빠른 주부들의 시장보기가 시작된 것이다. 한 달 전부터 물건을 고르고 저장을 하고 삭히거나 익혀야 할 음식들은 미리 만들고, 그렇게 명절이 익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명절이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추석을 준비해야 하는 타임이 된 것이다. 추석이 오는 소리는 재래 시장에서 느낄 수 있다. 들을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중간이다. 전설도 어설퍼지만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는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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