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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좋은 아침: 바람처럼 비가 사진에 옮겨지지 않아]
바람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은 그림으로 그리는 것보다 더 힘들다. 그래서 간접적인 방법을 쓴다. 꽃잎이 날아다니는 것을 사진으로 찰칵찰칵. 떨어진 낙엽들이 바람에 쏠려서 한 곳에 모여서 맴돌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깃발의 날림을 사진을 찰칵찰칵.
장맛비가 장대같이 아침 출근길을 막아선다. 비 따위가 막아선다고 출근을 안 할 수는 없다. 이렇게 장대비가 바람과 함께 등장할 때는, 가장 큰 우산을 준비한다. 우산대가 촘촘하고 튼튼한 걸로 고른다. 가방을 메고 나서면, 그 튼튼한 우산 아래서 나름 낭만이 있다. 비가 방수 코팅된 우산을 튕기면서 내는 빗소리도 좋다. 아주 큰 우산이라 몸과 가방을 다 감싼다. 이렇게 상쾌한 비가 있는 아침을 사진으로 담으려 하니 도무지 담기지 않는다.
동영상으로 하면 그나마 담기겠으나, 동영상보다 간접 사진으로 도전하다. 오늘 비가 왔는데, 우산을 쓰고 비 올 때 신는 장화말고 고무신으로 사방 사방을 공원을 가로지르는데,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비가 찍히지 않는다.
건널목에서 햇빛가림막겸 비 가림막으로 사용하는 가림막에서 비가 뚝뚝 떨어진다. 첫 사진이다. 나뭇잎을 배경으로 가로로 작은 물기둥이 오늘 비의 규모이다. 제법 크다. 건널목의 가장 저지대에는 가장 먼저 물이 고이고, 차가 지날 때면 저렇게 물보라를 일으킨다. 오늘의 우산, 비 고무신. 이렇게 오늘 아침에 맛난 비를 표현해 본다.
비가 맞고 싶으면 우산을 들고 나서야 한다. 머리 속에서는 비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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