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P] 무서웠던 갈릴리 호수: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를 얼마나 많이 들어봤는가. 정말 익숙한 호수이다. 그런데 호수이다 보니 그만그만한 호수를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막상 그 호수를 대하고 보니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깊이와 넓이가 무섭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니 호수를 보면서 무서움을 느끼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한눈에 들어오는 호수에도 유람선을 띄우는데, 이렇게 큰 호수에 유람선이 없을 리 없다.
호수에 일렁이는 파도가 아니었다. 검푸른 바다 위에 넘실대는, 빠지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의 깊이가 느껴지고 광활함이 가슴으로 왔다. 호수가 아니라 바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뭔가 압박감이 밀려왔는데 그 이유가 내내 궁금했는데 결국 찾아내았다.
성경의 내용을 다 몰라도, 다 안 믿더라도, 일단 이 장면이 나온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비바람이 이는 갈릴리 호수에서 걸어오라고 하는 장면. 베드로가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호수에 빠지지 않고 걸어야 한다. 베드로는 걸었다. 믿음은 진실했고 깊었던 것이다.
예수님이 전설에게 그 명령을 내릴 것도 아닌데 베드로에게 감정이입을 해 보는 전설. 비람이 없는 날도 파도가 바다의 그것인 듯 울렁이는데 이 바다같은 심연을 극복하고 내가 발을 내 디딜 수 있을 것인가? 무서움, 두려움, 그래서 우울.
갈릴리 호수는 그런 곳이었다. 갈릴리 바다. 호수이지만 바다 같고. 그 주변지역의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린 수자원 풍부한 바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간직한 바다. 베드로와 그 사제들의 성장을 지켜본 바다. 갈릴리 호수. 우리보다 더 오랜 세월을 더 존재할 기세이다. 전설은 다만 여기에 손만 담가 그 물의 역사를 느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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