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프) 대신 포도주를: 포도주의 존재이유!]
위스키는 바에서 마시는 술이었다. 혹은 파티를 하는 중엔 마시는 술이었다. 식사를 하자고 모인 자리에서 위스키를 마시진 않았다. 식사 자리엔 물이나 맥주나 포도주가 놓였다. 유럽에서의 맥주는 물이 나빠서 물 대신에 먹었다는 것을 받아들였지만 포도주는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포도가 생산이 많이 되니 보관도 할 겸 포도주를 만들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탁에 오르지 않았을까.
포도주의 실제적인 기능은 음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우리나라 음식에는 국도 있고 찌게도 있고 물김치라는 것도 있다. 물기가 없거나 적은 음식을 먹을 때에 음식이 목 안을 부드럽게 넘기려면 소량의 물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식단에는 국이 잇어서 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외국의 식단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지 않다.
나름 전문가가 그렇게 소개를 한다. 포도주는 어쩌면 국을 대신하는 기능을 가졌다고. 에피타이저로 샴페인을 가볍게 마시고, 흰 살 생선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을, 붉은 육고기 요리에는 레드 와인을 곁들이는 것은, 우리가 때로는 맑은 국을 먹고 때로는 걸쭉한 국을 먹는 것과 유사하다. 포도주가 함께 먹는 메인 요리의 맛을 풍요롭게 함과 동시에 목 넘김이 쉽게 한다. 물론 우리는 밥이 주식이니 국이 밥의 맛도 결정하고 목 넘김도 쉽게 한다. 유럽식 식단에도 수프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식사 초기에 먹거나 생략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포도주는 생각보다 긴요한 물품이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멋지게 폼나게 분위기 잡느라고 곁들이는 와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현대에 와서 특히 우리나라에 와서 그런 느낌으로 변화한 느낌은 있지만, 포도주는 음식에 걸맞게 짝 지워져서 메인 요리를 맛나게 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물이 귀한 나라에서 물 대신으로 또 국 대신으로 식사 자리에서 그 자리 매김을 했던 것이다.
여행을 할 때는, 식사시에 늘 음료를 물어본다. 물을 우리나라처럼 공짜로 무한정 주는 것이 아니니, 와인이나 맥주 혹은 물이라도 주문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가 없다. 목이 말라 있기 때문이다. 물을 공짜로 먹는 습관이 배인 우리나라 사람인 전설은 물이 아니라 늘 맥주를 주문했다. 전설뿐만 아니라 동행길에 만난 사람의 7-80프로는 그랬다. 물론 20프로는 물을 주문했다. 와인은 잔으로 마시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이라 그다지 자주 식당에서 애용하는 음식은 아니었다. 특별히 여행 중에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와인을 주문해서 먹었다. 그때는 맥주처럼 1인 1병이 아니라 1병으로 나누어 마셨다. 4명이면 두 잔 정도 돌아가게 따른다. 2병을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외국에서의 식사에서 함께 먹는 맥주가 늘 좋았다. 맥주 생산지에서는 맥주를 먹었을 것이고, 포도주가 생산되는 지역에서는 당연히 포도주와 식사를 하였을 것이다. 우리 여행자들은 현지의 상황에 마추어 먹었지만 포도주보다 맥주를 더 많이 먹었든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맥주와 포도주는 술이 아니라 하는 말이 떠돌았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국을 대신해야 했던 포도주 그리고 맥주. 여행은 즐겁고 여행담은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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