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P] 멍 때리기엔 사막이 좋아: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볼리비아의 우유니는 소금사막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금 사막의 우기에 물기 찰랑한 그 순간을 배경으로 미러링 사진을 쏟아낸다. 일몰도 일출도 너무 아름다운 환상을 만끽하게 한다. 모두 그 우유니 소금사막을 사랑한다. 그러나 우유니에는 소금만 있는 것은 아니다. 2박 3일을 달려도 3박 4일을 묵어도 모자랄 만큼 넓게 펼쳐져 있고 위 사진에서처럼 그냥 흙모래 사막 풍경도 있다. 사막은 그야말로 멍 때리기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아닐까.
지프에 3-5인이 한 조가 되어 지붕에는 가방이나 필요한 물품들을 실고서 덜덜 거리면 지프가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이다. 냉방도 없고 문 열면 모래 바람이 뱜을 스친다. 한 여름의 땡볕은 아니라도 사막은 나름 그 열기가 있다. 볼리비아의 사막을 방문한 것이 처음도 아니다. 실크로드의 사막, 인도의 사막, 이집트의 사막을 다 걸어보았는데, 남미에서는 뭔가 다른 느낌을 발견한다.
사막을 잠시 방문하는 것이 아니고, 2박3일을 건조한 곳을 만나다 보니, 지프를 타고 사막을 달리는 이 기온, 바람, 덜덜거려서 글도 적을 수 없고, 일을 수도 없고, 인터넷도 되지 않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도 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광활함이 마음을 너무 편하게 하는 것이다. 정신의 휴식을 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멍 때리는 효과를 주는 것이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으면서 턱 밑으로 더운 바람에 숨이 막히는 데 느껴지는 이 희열을 어쩔 것인가. 본인이 직접 운전대라도 잡았으면 영원의 세계로 갈 지도 몰랐다. 델라와 루이스는 웅장한 캐년으로 소멸함으로써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결정을 했다. 그 기분이 느껴진다.
사막에서 오래 머물렀기에 사막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그전엔 너무 잛아서 몰랐고, 지프를 이렇게 장시간 타고 달린 것도 아니었고, 지프에 앉아서 더운 바람과 펼쳐지는 모래사막을 보는 것만 허용되는 공간. 그 공간이 너무 좋았다. 멍 때리기를 시전 할 수 있게 해 준 사막.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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