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지인의 집에 대한 추억: 전기없는 어둠/별 박힌 하늘/쥐의 향연]
여행지에서 현지인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 되고 경험이 된다. 인도는 33일간을 여행했는데 땅이 얼마나 넓은 지 북부만 돌고 왔다.
저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을 방문했다. 밤이라 하여도 건물 내에서는 늘 밝고 거리를 나서도 가로등으로 사실 도시의 삶에서 까만 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전설은 칠흑 같은 어둠을 사랑한다. 보이는 세계와의 단절은 정신이 텅 빔을 유도한다. 그리고 엄마 자궁 같은 편안함도 있다. 고요하면 더 좋다.
도시도 아니고 전기도 없고 심지어 달마저 모습을 숨기던 하필 그런 날, 인도 어느 현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잤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들이 여럿이라 방에서 잘 사람, 헛간에서 잘 사람, 마루에서 잘 사람. 적절히 공간을 나눈다. 현지인의 집은 그렇게 넓지는 않으니 말이다.
하늘에서는 별이 떨어졌다. 대학교 1학년때 지리산 MT를 갔을 때, 누워서 바라본 하늘에서 별이 떨어질까 봐 순간적으로 당황했던 기억 이후로, 별이 걸린 밤하늘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캠파이어 후에 불빛없는 하늘은 황홀했다. 사막에서 본 별보다 더욱 감동스럽다. 우리가 흔히 아는 별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촘촘히 빽빽이. 은을 균일하지 않게 가루를 낸 다음 확 뿌리면 이렇게 될까?
전설은 헛간에 침대를 대충 만들어 자게 되었는데. 전기가 없으니 어둠은 완벽하겠고, 이제는 고요함을 기대하면 잘 준비를 한다. 침낭을 깊숙히 들어가서 잠을 청해 본다.
아뿔싸.
칠흑 같은 어둠은 있었으나 고요는 예비되지 않았다. 밤새 소리의 향연을 들어야 했다 아니 감내하였다고 해야 할까? 더울 때 계곡에 가면 계곡 물소리에 반하여 계곡 물소리 잘 들리는 민박을 구해서 밤새 괴로움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물소리가 밤에 잘 때는 너무 괴롭다는 것을.
헛간에는 쥐가 사는 모양이었다. 야행성인 데다가 갉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라. 인간이 고요해지니 이제 안심하고 활동을 시작한다. 튀어나오면 전설도 나가서 고함을 질러야 하겠는데 갉는 소리만 들리고 나오지 않는다. 나온 들 불이 없으니 보일 리 만무하다. 일단 소리는 일정한 거리에서만 들리는 것을 학인한다. 그 말은 내게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세상 모든 일이 경험이라 생각하고, 침낭 속으로 깊이 들어가 몸을 보호하고, 쥐들의 갉기 콘서트를 듣다가 듣다가 지쳐 잠이 들긴 했다. 지금 같으면 귀마개를 활용할 수 있었겠는데, 설마 그런 것까지 필요할 줄이야.
무섭지는 않았다. 인도 시골 쥐가 머....
인도 시골 음식이 아무리 소박해도 일단 부엌이 존재한다. 부엌에서 소용되는 소똥 이야기까지만 해야겠다. 소똥이 발견되면 일단 매우 잘 말려서 부엌이나 적당한 곳에 보관을 해야 한다. 건조된 소똥은 일단 땔감 재료로 사용된다. 숯처럼 사용한다. 불씨를 넣고 바람을 살살 일으키면 훌륭한 땔감이 된다 냄새도 그다지 없고 연기도 그다지.
그다음은 부엌에 물을 살짝 뿌린 다을 소똥으로 문지른다 마치 우리가 마루를 왁싱하는 것처럼. 이유를 물어보니 살균효과가 있단다. 그 참. 인도에서는, 소의 신성함이 있으니 그 똥에 치료와 소독의 효과가 있다고 믿는 건지 실제로 그러한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 마을의 아낙은 아주 꼼꼼하게 부엌 바닥을 소똥으로 훔치는 것을 인다 봐 둔다. 아직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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