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개기 달인 우리 정여사:치매예방]
빨래를 전설이 담당한 지는 괘 오래되었다. 그러나 빨래를 개고 정리하는 일은 항상 정여사의 몫이었다. 요즘은 세탁기로 세탁을 하고 건조대에 말리면 웬만한 건 옷걸이에서 말리니 빨래를 갤 일도 많이 없어졌지만, 정여사는 자신의 옷은 갤 재료가 있다. 수건과 양말은 항상 마르고 나면 정리되어야 하는 빨래들이다. 이사 오기 전에는 집이 좁으니 웬만하면 옷을 개어 두고 입어야 해서 그때는 빨래를 갤 일이 많았다. 세탁 후에 마르고 나면 걷어서 정여사에게 주면 그녀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빨래를 개는 일은 매우 단순한 일로 치부된다. 그러나 빨래를 개는 일은 많은 정신의 활동을 요구하는 일이다. 빨래를 일단 분류를 해야 한다. 입을 때 구김을 적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보관하기도 쉽게 개어야 한다. 양말은 그 생긴 보양에 다라 고무줄이 늘어나지 않는 방법으로 개어야 하고 짜도 잘 마추어야 한다. 상의는 하의보다 개기가 힘든데, 바느질을 하는 정여사는 옷에 대한 공간 감각이 있어서 곡선과 직선의 선을 어떻게 맞추는 것이 효율적인 지를 알았다. 정여사의 빨래 개는 솜씨는 원래가 좋았는데, 스스로 바느질에 대한 감각이 있고 TV를 통해서 옷을 개는 방법들이 소개되면 나름 필요한 것을 터득해 둔 것이었다.
정여사의 치매를 걱정하던 시기에는 수건 개기가 잘 되지를 않았다. 이사 오기 전의 집에서는 직사각형으로 개었고, 새 집에 온 이후로는 3단으로 개는 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늘 잊는 것이었다. 옷을 빨리 찾기 위한 방법으로 똘똘 말이로 개는 법도 가르쳐 주었는데 늘 잊는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그 옷을 넣어두는 서랍이나 옷장의 위치이다. 그것을 잊어 먹는 것이었다. 수건을 3단으로 개라고 말하는 것을 4-5개월 꾸준히 하니까 이제는 알아서 갠다. 옷장에 자신의 옷을 어디에 둔 지도 헷갈리더니 이제 위치를 알고 찾을 줄 안다. 전설은 마치 오늘 처음 말하는 것처럼 인내를 가지고 말하고, 정여사는 자기가 잊었다는 스트레스 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었기에 결국은 적응해 내게 된다.
치매 예방에는 바느질 글쓰기 노래배우기 노래 부르기 손운동 발 운동 등 무수하게 많지만 그중의 하나가 빨래 개기이다. 위에 적은 것처럼, 빨래의 분류하고 바느질 형태에 따라 각 잡는 위치를 살펴야 하고, 주름이 적게 지는 법을 선택해야 하고... 모두가 뇌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뇌에서 감각기관이 손과 발이 차지하는 표피 면적이 지대한데 빨래를 개는 일은 전두엽뿐만 아니라 손이 차지하는 감각영역의 모두를 자극하는 활동이어서 치매 예방에는 매우 좋다. 이런 활동의 저하를 관찰하면 그녀의 뇌의 상태도 간접적으로 감을 잡을 수 있다.
어제 한 빨래가 벌써 말랐다. 전국 노래 자랑을 관람하고 있는 정여사에게 오늘의 일감을 넘긴다. 상쾌하다. 양말을 어찌 이렇게 줄 맞추어 반듯하게 갤까? 사랑스러운 87세 우리 정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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