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PRESENT & moments

거미 그물망에 걸린 빗방울

by 전설s 2021. 6. 16.
반응형


[거미 그물망에 걸린 빗방울]


6월 16일에 내리는 비는 봄비인가? 여름비인가? 옛날 같으면 봄 비 여야 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빨리 오니 여름비 같기도 하다. 그런데 또 문득 그 빗속을 지나가다 보면 느껴지는 이 서늘함으로는 겨울 느낌도 있다.


손바닥처럼 생긴 꽃잎에 비가 방울 방울 너무 예쁘게 걸린 나무를 보았는데 사진을 찍지 못하고 그 앞에 멍하니 서서 보고 있으니 지나가던 아저씨가 무슨 일인가 하고 나를 오히려 본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다시 길을 걷는다.


어제 시작한 비라서 오늘은 내리지 않을 듯하였는데 비가 왔다 갔다 한다. 바람도 제법 불고 간간이 비도 그친다. 그래도 나무에 미리 걸렸던 비들이 바람에 흔들려 내리기에 우산은 끄지 못하고 걷고 있는데 문득 눈에 들어오는 광경.


버스와 택시와 자가용들과 온갖 차량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가의 가로수에 걸린 빗방울을 보았다. 아까 손바닥 모양의 나무에 걸린 이쁜 빗방울도 사진에 담아서 함께 보면 더 좋았을 것인데 멍하니 보고만 말아서 후회가 된다.


도로가 가로수에 거미 망이 걸려 있는 것을 본 것은 꽤 되었다. 외진 곳도 아니고 음지도 아니고 이렇게 태양이 작열하고 매음도 심하고 습하지도 않은 그 공간에 거미들이 망을 많이 쳐 둔 것이다. 보통의 경우에 처마 밑이나 조용하고 습지고 어두운 곳에서 거미 망이 쳐진 것은 제법 보았는데 대낮에 환한 곳에서 마주한 거미 망이 좀 당황스러웠다.


아, 거미에 대하여, 그들이 치는 거미 망에 대하여 공부를 한 적이 없구나. 영상물을 본 적도 없구나. 심지어 동물의 왕국에서도 거미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위 사진은 거미 망에 올려진 빗방울을 담았다. 가로수의 작년 잎, 올해 새로 나온 잎에도 빗방울이 걸린 것이 보인다. 비가 억세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슬비처럼 내리니 저렇게라도 걸려있는 것이다. 사진을 좀 자세히 보면 죽은 갈색 잎 위로 보이는 빗방울이 있다. 비가 내리는 순간의 비를 내가 카메라에 담을 능력은 없다. 물이 땅에 떨어져 다시 솟아오르는 것을 포착하는 기술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일까.


비가 평면적으로 쳐 진 거미 그물망 위에 앉아 있는 것을 포착한 사진이다. 자세히 보면 그물망이 보인다. 어떻게 저렇게 물방울이 걸리나 싶어서 신기해서 카메라에 담았다. 모르긴 해도 그물망은 소수성 물질로 코팅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미 그물망에 걸린 빗방울이라니. 참. 내일 맑아지면 바로 수증기가 될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