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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MEDITATION & books

인간선택도 자연선택의 일부일까: 개의 교배종

by 전설s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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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선택도 자연선택의 일부일까]





지식채널 e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EBS에서 제작하는 5분짜리 영상인데 제목처럼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룬다. 5분 안에 아무리 거대하고 방대한 지식 꾸러미라도 그 안에 담긴다. (아주 가끔 2-3편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는데 매우 매우 드물다)


전설처럼 얄팍하게 세상의 모든 지식에 접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인 프로그램이다. 정규방송시간에는 본 적이 없고 몇 해전에 몰아서 몇 해 분을 본적이 있다. 그때 지식이 많이 늘었을 것이다. 심지어 5분짜리 시청하고 함께 토론하는 팀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까지 했었다. 실천은 안 했지만.


그러던 어는 날. [순종인가요"]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전설은 자연스러운 것을 항상 우선 순위에 둔다. 나무도 꽃도 자연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꼭 자연이 아니라면 자연에 가장 가까운 장소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도 아니라면 꼿과 나무가 정말 궁합이 맞아서 집안에서도 화초들이 싱싱하게 찬란하게 꽃피어 있는 것까지 수용을 한다. 그래서 식물 분재를 수용하는 것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래의 글)
2021.05.04 - [순간에서 영원으로/Serendipity] - 분재를 다시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미생물에도 그 생각이 확장되어 결국은 분자생물학을 전공으로 할 때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Plasmid를 변형시킨 대장균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져서 그러했다. 단지 plasmid를 유전자 조작으로 실험에 유용한 단백질 DNA을 도입하는 실험적 기법일 뿐인데, 자연 상태의 존재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뇌를 괴롭혔다.


분재는 유전자 조작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아니라 기껏 생장촉진제나 생장억제제를 사용하고, 철사등으로 모양을 잡는 수준임에도 그 실현 방법이 마음에 걸렸는데 유전자 조작을 해야 하니 마음이 좀 무거웠겠나. 비록 대장균일지라도.


인간과 개가 함께 살아 온 역사는 길다. 늑대가 인간과 동행하면서 차츰 개로 변화하여 인간 문명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 (아래 링크)그래서 개와 함께 하는 삶도 좋았다. 그런데 일반주택의 마당에서 개가 비록 끈이 묶여 있어도 마당을 자유롭게 오가면 사는 것에는 적응을 하겠는데 아파트 안에서 사는 개의 모습이 또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괴롭지 않기 위해서 외면을 하고, 시골마당의 개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겠거니 하고 합리화를 해 가면서 지내왔다. 2021.01.05 - [순간에서 영원으로/Dramas & Films] - 개와 인간의 동행


소위 말하는 애완견이나 애완묘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애완견이라는 말에 경기를 했다. 개의 진정한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을 했기에 그러하다. 살아있는 생물체가 애완이 그 삶의 목적이 되는 것을 용납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다가 마음이 조금 편해진 상황이 된 것은 [반려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면서부터이다. 반려견이라 함은 개라는 생명체가 생명으로서의 존재성이 살아나는 것을 보아서이다. 애완견이라는 인간에 종속된 목적이 아닌 인간과 함께 한다는 독립적인 목적, 즉 함께하는 생명체로써의 반려견. 그래서 나름 의식적으로 해방감을 느꼈다.


지식 채널2에서 다룬 [순종인가요?]에서는 개의 종류를 다룬다.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 독특한 것,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존재라서 그 요구에 응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개의 교배가 이루어졌는가를 다루었다. 5분간의 영상을 보고 난 느낌은: 갈라파고스섬에서는 [자연선택설]이 적용되었을지 몰라도 개의 교배는 [인간 선택설]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의 순종에 대한 욕구, 새로운 종에 대한 욕구, 남들이 키우지 않는 품종을 기르겠다는 욕구. 그런 것들에 의하여 실험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수많은 교배가 이루어졌다. 식물 교배도 어렵지만 동물 교배는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하여 탄생된 교배의 결과물에는 몸이 비대한데 다리는 짧고 자신의 체중조차 버거운 품종들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다. 자연에서는 생존할 수 없이 도태되어 자연선택이 이루어졌겠지만 현실에서는 인간 선택에 의하여 종을 이어간다.



실제로는 교배에 의해 수없이 많은 교배종들이 죽어나갔다. 교배를 하고 또하고 또 하고... 원래도 애완견이라는 것이 불편했는데 5분의 지식채널 e가 제공하는 개의 교배 현장을 보고 머리가 아득해졌다. 그때부터 애완견, 애완묘. "애완"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한정된 개라는 유전자를 최고로 상호 교환시킨 개.


우리도 모르게, 직접적으로 행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욕구는 [자연선택]이 아니라 [인간선택]의 진화론을 낳았다. 문득 생각해 본다. 인간도 자연의 한 종인데, 우리에 의하여 선택되는 것도 큰 의미에서는 인간 선택도 자연선택의 일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몇 백만 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렇게 분석되지 않겠는가. 우주적 차원으로 사고를 넓히고 나니 인간 선택으로 불편했던 마음이 좀 완화되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 일부다. 일부다.

개와 인간의 동행

[개와 인간의 동행] 아침에 늑대였던 개가 어떻게 인간과 동맹을 맺었고 어떻게 동반자가 되게 되었나 하는 2018년에 만들어진 글로벌 다큐멘터리 2부작을 보았다. 인간과 동거에 성공한 개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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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개와 고양이를 집에서 반려견으로 반려묘로 키우는 친구들이 많았다. 친구들뿐만 아니라 이제 안 키우는 집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다시한번 생각을 점검해 본 것이다.


[인간 선택설]이라는 지식채널 e 영상이 있다. 나는 [순종인가요]를 [인간 선택설]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개의 교배를 다룬 것은 [순종인가요?]이고 [인간 선택설]은 코끼리를 다루고 있다. 인간이 상아를 노리게 되는 것을 알아차린 코끼리들의 생태를 조사해가니 결국은 상아가 적거나 없는듯한 종이 대세를 이루어가고 있더라는 관찰이다. 이 것은 교배라는 인위적인 충격을 가하진 않았으나 그야말로 상아를 탐내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선택되었으니 [인간 선택설]이라 할 수밖에.


다시 말하지만 인간도 자연의 한 종이고, 그래서 나는 인간 선택도 자연선택의 일부라는 것을 수용하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너무 불편하기에.



식물에 대해 행해지는 인간의 손길에 적응하기 위한 전설의 노력은 아래에서 진행중이다.
2021.05.04 - [순간에서 영원으로/Serendipity] - 분재를 다시 생각한다

분재를 다시 생각한다

[분재를 다시 생각한다] 친구들이 정원을 가꾸고 집을 짓고 하다 보니 가드닝이 화제가 된다. 그러다 보니 기억 한 편으로 미루어 둔 "분재" 생각이 났다. 분재라는 것이 가슴에 남아있는 것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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