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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UREKA/COSMOS & nature

누가 뭐래도 제 갈 길을 가는 꽃나무

by 전설s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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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제 갈길을 가는 꽃나무]


위의 사진은 며칠 전에 트리밍을 한 상태이다. 공원 안에서는 1년에 한 번 트리밍을 하는데, 길거리 가로수들도 아마도 1년에 1번 정도 미용을 받을 것이다. 시나 군에서 실시를 하는가 본데 이렇게 말끔하게 깎아 놓으면 다음 해까지 그냥 간다. 길거리에 저절로 자라는 것 같이 보이는 나무들도 다 관리자가 있다. 지하철이 지나가는 그늘진 곳이나 비가 들어올 수 없는 곳에는 사흘들이 호수로 물을 준다. 트리밍은 1년에 한 차례이지만 물은 매우 매우 자주 준다. 출근길에 아침에 자주 보는 것이라 그냥 안다. 위의 사진은 가로수이다. 물과 태양은 자유다.


아무리 키를 똑 같게 트리밍을 해도 1년이 지나면 아래 사진에서 처럼 더 자라는 놈들이 제법 생긴다. 해마다 트리밍을 해주지 않는다면 수년 사이에 키 차이가 엄청나게 되지 않겠는가. 불쑥불쑥 쏟아나는 놈들을 보면서 문득 각종 평준화가 생각이 났다. 고교 평준화, 교육 평준화. 평준화 교육 등등. 평준화 아무리 해도 나아갈 놈은 나아간다. 시간이 지나면 제 갈 길을 가게 되어 있으니 너무 안달할 필요가 없겠다. 키가 잘리면 힘이 남아도는 넘은 옆으로 더 튼튼해질 것이고.


몬스테라가 곁가지를 내면서 너무 무거워한다. 기근을 중심으로 분가를 시켰다. 물에 담가 두면 기근에서 뿌리가 나온다고 했다. 4 내지 8주. 관찰해 볼 요량이다. 위의 3 사진은 기근이 없는 놈이다. 기근이 없어도 뿌리가 생긴다 하여 일단 스킨답서스 한 줄기와 병을 나누어 쓰기로 해 본다. 정여사가 아침마다 살피는데 기근이 없어도 잘 자랐으면 좋겠다.


아래의 세 잎은, 연두색이 손녀고 시계 방향으로 엄마 잎, 할머니 잎이다. 진하기가 다르다. 세상에 나와서 풍파 겪은 시간순으로 진하다. 색깔의 변화가 신비롭다. 한 잎 한 잎 세월이 가니 새 잎을 충실하게 낸다. 아직 망한 놈이 없이 계속. 오른쪽 사진은 작품처럼 찍어보려고 했는데 구도도 잡히지 않고 배경도 시원찮아서 포기했다. 사진 찍는 법을 안 배우고 멋지게 찍을 수는 없나? 우리 집에 와서 전설의 손에서 죽어 나가지 않는 딱 고마운 두 놈. 몬스테라와 스킨답서스. 이쁘게 안 찍히는구나. 집안에서 키우는 나무들도 제 갈길을 알아서들 가고 있다.


장미가 회사 근처 아파트 담당에 병풍처럼 쭉 심어져 있다. 이맘때면 손질되지 않았으나 삐죽삐죽 키가 제멋대로인 장미가 꽃을 피운다. 아직 봉오리도 많던데 어제 내린 비로 꽃잎이 수도 없이 떨어져 발에 밟힌다. 그렇다 해도 내일 아침의 햇살에 남은 꽃 봉오리 열리면서 빨간 장미가 지나가는 나를 잡을 것이다. 가끔 서서 장미향도 맡아보고. 그러고 보니 회사 근처에는 장미를 많이 심었구나. 아파트 울타리 장미가 오히려 거리의 마무들보다 손질을 적게 받는데, 말끔하지 않은 모습에 또 좋아서 이 담장길을 늘 이용한다. 비가 오던 눈보라가 치던 제 갈길을 가는 장미.

전설도 전설이 품은 그곳으로 그 방식으로 그렇게 한발 한발 쉬지 않고 가자. 나무에게도 배울 것은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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